[단독]'장마 물난리' 만해 한용운 집 배수로 1년 만에 고쳤다

성북구청, 한용운 유택 '심우장' 배수로 23일 보수
내년 초 배수로 정비 사업 계획도
이승로 성북구청장 "꾸준히 관리해 독립운동 정신 계승"
  • 등록 2021-06-29 오후 5:06:40

    수정 2021-06-29 오후 9:24:30

[이데일리 김대연 기자] 작년 장마 때 물난리를 겪었던 독립운동가 겸 승려·시인 만해 한용운(1879~1944년) 선생의 유택 ‘심우장(尋牛莊)’ 내부 배수로가 1년 만에 전격 수리됐다.

6월 22일자 이데일리 보도([단독]‘물난리 났던 만해 한용운 집’…장마 오는데 1년째 방치중) 후 관할 지자체가 하수 불량의 원인을 파악해 조처를 한 것이다.

서울시 성북구 성북동에 위치한 사적 제550호 심우장은 올해 4월 ‘서울시 이달의 문화재’로 선정되기도 한 중요 문화재로, 작년 장마 때 배수시설 고장으로 마당이 잠긴 뒤 1년이 다 되도록 방치되면서 곤욕을 치른 바 있다.

29일 서울 성북구 심우장의 모습. 이날 강한 소나기가 내렸지만, 배수관 정비가 이뤄져 침수 등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사진= 김대연 기자)
성북구청은 장마철 집중호우를 대비해 심우장 내부 집수정(빗물받이) 준설 및 가정하수관 교체 작업을 지난 23일 진행했다고 29일 밝혔다. 낙엽 등 협작물이 배수로에 들어가는 것을 막고 악취를 방지하는 작업이다.

이데일리는 지난 22일 배수로가 고장이 난 채 1년째 방치된 심우장의 실태를 보도한 바 있다. 해당 보도 이후 성북구청이 배수로의 고장 원인을 파악해 하루 만에 보수 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보도 후 점검에 나선 성북구청은 우수로(雨水路)에 자리 잡은 은행나무 뿌리 탓에 낙엽 등 협작물이 쌓였고, 이 때문에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 장마를 앞두고 우선 문제가 되는 부분을 정비한 성북구청은 앞으로 심우장 내부의 원활한 배수를 위해 내년 초 ‘심우장 배수로 정비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성북구청 관계자는 “내년 초 문화재청 예산이 확정되면 마당의 흙 높이를 디딤돌과 맞춰 경사를 조정하고 담장 옆으로 배수로를 설치해 물길을 만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관리원이 심우장에 24시간 상주하며 점검·관리하고 있고,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선생의 정신을 후대에 잘 전할 수 있도록 심우장 유지·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0년 8월 장마철에 서울 성북구 성북동 만해 한용운 선생의 유택 ‘심우장’ 마당이 침수된 모습과, 6월 22일 현재 모습 교차 편집.(사진=김대연 기자, 독자 제공)
한편 성북구청은 이날 심우장에서 ‘만해 한용운 선사 입적 77주기 추모 다례재’를 열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이날 “국가나 지자체가 문화재 시설·보완을 위해 노력할 필요를 느꼈다”며 “성북구뿐만 아니라 국민들이 한용운 선생의 독립운동 정신을 잘 계승할 수 있도록 구청장으로서의 몫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구청장은 또 “이달 9일에 왔을 때 (성북동 일대가) 재개발 지역이다보니 하수구에서 악취가 나서 대안을 세우고 있다”며 “심우장이 역사적인 공간인 만큼 이번 기회에 입구·통로(마당)·거처 적어도 이 세 가지는 서울시와 성북구청이 세세한 것부터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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