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치과학자'와 제자가 만든 'SNUT-79' 등 국가중요과학자료 등록

중앙과학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4건 등록 공고
  • 등록 2020-07-29 오후 5:34:53

    수정 2020-07-29 오후 5:34:53

[이데일리 강민구 기자] 핵융합 플라즈마 발생장치인 ‘SNUT-79’, 국산 1호 항공기 ‘부활’, 대동여지전도, 동국팔도지도가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로 가치를 인정 받았다.

국립중앙과학관은 29일 올해 상반기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4건 등록을 공고하고, 등록증을 수여했다고 이날 밝혔다.

핵융합 플라즈마 발생장치 ‘SNU-79’<사진=국가핵융합연구소>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 등록제는 과학기술 분야에서 역사적·교육적 가치가 높고, 후대에 계승할 필요가 있는 자료를 등록해 보존·관리를 지원한다. 지난해 12건이 처음 등록된 이후 두 번째로 시행됐다.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보유한 ‘SNUT-79’는 우리나라 최초의 핵융합 연구장치이다. ‘망치 과학자’로 알려진 故 정기형 서울대 교수와 제자들이 개발했다. 장치는 지난 1979년에 개발을 시작해 1984년에 완공됐다. 이후 1989년까지 첫 플라즈마 생성부터, 플라즈마 저항 가열실험, 중성빔 입사장치 설계제작 연구가 이뤄졌다. 장치 제작과 운영 과정에서 다수의 핵융합 분야 석사와 박사가 배출돼 우리나라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개발을 이끌었다.

공군사관학교 공군박물관이 보유한 ‘부활’은 우리 손으로 설계하고 제작해 우리 영공을 가로지른 첫 항공기이다. 6·25전쟁 당시 정비교육대 교관과 조교들의 비행기 설계제작 실습과 경비행기 국산화 가능성을 검증하기 위해 이원복 소령과 작업반원 20여명이 엔진, 프로펠러, 강착장치, 계기 등을 사용하되, 동체나 날개와 같은 기체 구성품은 1953년에 독자적으로 설계·제작했다. 수십 년간 사라졌다가 지난 2004년 대구의 한 공고에서 동체와 일부 부품을 찾은 이래 과거 모습이 복원됐다.

대동여지전도는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를 모본으로 삼아 축소해 그린 판본으로 액자에 표구돼 있다. 이 자료에는 조상들의 산지 인식, 산수분합의 원리 등 산천인식체계가 반영돼 있고, 도로망과 거리 표시, 조수 영향권 등이 표시돼 있다. 특히 도로망 정보에서 간선도로뿐만 아니라 지선(支線)까지 자세하게 표현했고, 1m 정도 크기를 지닌 1개의 목판본으로 제작됐다는 특징이 있다.

동국팔도지도는 조선후기 지리학자인 정상기의 동국지도를 모본으로 한 채색필사본 지도이다. 동국팔도지도는 정상기가 창안한 백리척의 작도법을 반영해 산지가 많은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을 고려했다.

중앙과학관 관계자는 “과거 우리 과학기술인들이 이룩해 온 중요한 성과와 독창성 등은 현대사회의 원천으로 남아 있고, 미래사회가 당면할 문제를 해결할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국가중요과학기술자료를 발굴해 등록하고, 정기적으로 상태를 점검해 보존처리하는 등 체계화된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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