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상원 기자] 8·28 전당대회 룰(Rule)로 촉발된 더불어민주당 내홍이 일단락된 모양새다. 비상대책위원회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가 서로 절충하며 내놓은 `수정안`이 화해의 산물로 보인다. 그러나 사실상 친명(친이재명)계 의원들의 집단 반발에 비대위가 한발 물러서면서 `이재명 지도부`를 만들기 위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룰’ 관련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성호, 정청래, 박주민, 김병욱, 양이원영, 김남국, 김용민, 장 의원.(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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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명계는 지난달 말 전준위가 구성될 당시부터 당 안팎으로 `국민 여론조사` 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지도가 높은 이재명 의원을 무난히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선 예비경선부터 민심 반영률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민심과 당심을 적절히 반영한 `중앙위원회 70%·국민 여론조사 30%`안이 지난 4일 전준위에서 의결됐다.
이 의결안을 같은 날 늦은 오후 비대위가 번복하며 친명계는 즉각 반발했다. 친명계 정성호 의원 등은 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가 당원 투표권을 제한하고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절차마저 훼손했다”며 비대위 결정을 다시 되돌리기 위한 목적의 전(全)당원 투표를 요구했다. 이는 곧 친명계 38명 의원의 `연판장`이었다.
친명계의 요구는 계속 이어졌다. 지난 6일 최종 룰이 결정된 민주당 당무위가 열리기 전 강경파 초선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비대위 결정을 `백지화`하기 위한 전 당원 투표를 재차 요구했다. 이 자리에는 `개딸`(개혁의 딸) 당원들도 참석했다.
|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6일 국회에서 비공개 당무위원회를 마친 후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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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개딸` 당원들은 7일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만나 비대위의 의결안에 항의할 예정이었다. 그나마 이들의 항의 방문 전 비대위가 의결안을 원점으로 되돌리는 결정을 하며 우 비대위원장은 `개딸` 당원들에게 험한 소리를 듣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처럼 친명계가 전대 룰에 집착하는 것은 이재명 의원을 당대표로, 친명계 의원들을 최고위원으로 당선시켜 친명계 지도부를 만들기 위한 노림수가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최고위원 권역별 투표제 철회 요구 또한 수도권 중심의 의원이 많이 포진한 친명계가 지도부로 입성하기 위한 요구였다는 설명이다.
계파색이 옅은 한 재선 의원은 “`개딸`들까지 동원해서 말하는 모습은 좋아 보이진 않았다”며 “민주당이 `이재명과 처럼회`가 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두번의 큰 선거에서 패배한 야당이 지금 당권을 놓고 계파 갈등을 벌이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는다. 당 장악보다 먼저는 국민들의 시선이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으로 첫 등원을 하며 의원실 앞에서 백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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