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개학연기와 온라인 수업이 교육 격차를 유발할 수 있다는 교육계 우려가 일정 부분 현실화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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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데일리가 종로학원하늘교육을 통해 지난 5년간의 경기도교육청 주관 전국연합학력평가(이하 학평) 성적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은 학력 격차가 수치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문과생들이 주로 응시하는 수학 나형에서 상위권과 하위권 격차가 최근 5년 중 가장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 나형 1~3등급 원점수 평균점수는 80.3점, 하위권 7~9등급 평균점수는 11.4점으로 상하위권 간 점수 차는 68.9점에 육박했다. 이는 △2016년 66.0점 △2017년 67.8점 △2018년 65.6점 △2019년 68.7점 등과 비교할 때 가장 높은 수치다.
평균과 표준편차로도 최근 5년간 학생 간 학업 역량 차이가 가장 크게 벌어졌다는 것이 확인됐다. 올해 학평에서 수학 나형 전체 평균 점수는 41.8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았다. 그 동안엔 △2016년 42.7점 △2017년 43.5점 △2018년 44.3점 △2019년 43.0점 등이었다. 반면 평균을 기준으로 학생들의 점수가 얼마나 흩어져 있는지 알 수 있는 표준편차 값은 올해가 가장 높았다. 평균 점수가 낮고 표준편차가 높을수록 학생들 간 학업역량 차이가 커지는 것을 뜻한다.
특히 시험 난이도가 낮았음에도 저득점 학생비율은 최근 5년 내 최고치에 달했다. 수학 나형 원점수 100점 만점에 30점 미만 학생은 전체 응시생의 42.8%였다. 과거에는 △2016년 40.0% △2017년 35.1% △2018년 37.8% △2019년 41.3% 등이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난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과 비교해 난이도가 평이했음에도 저득점 학생 비율이 높아졌다”며 “전반적인 학력 저하 흐름과 코로나19 상황 등이 겹쳐 기초학력 부진 학생이 늘어났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과생들이 응시하는 수학 가형의 경우 전체 원점수 평균 점수(46.2점)와 상위권 평균점수(72.6점)가 최근 5년 사이 가장 낮았다. 다만 상·하위권 평균 점수 차이는 54.2점으로 최근 5년 중 가장 낮은 격차였다. 임 대표는 “난이도가 높아 평균 점수가 하락했을 수도 있다”면서도 “다만 이과 수학에서 고난이도 영역인 기하벡터 부분이 빠진 부분을 감안했을 때 점수가 낮게 형성된 것은 특이점이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절대평가로 치러지는 영어의 경우 90점 이상에 해당하는 1등급 비율이 6.6%로 절대평가 전환 이후인 △2017년 9.5% △2018년 8.7% △2019년 9.7% 등과 비교해 가장 낮았다. 반면 4, 5, 6, 9등급 비율은 최근 4년 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임 대표는 “학평마다 난이도 차이가 있어 원점수 평균값으로 학력 차이를 분석하는 데 어느 정도 한계는 있지만 이례적일 정도로 평균점수가 낮게 나오고 상·하위권 격차도 벌어졌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개학연기와 원격수업 상황 등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