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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원·엔 환율이 끝을 모르고 하락하고 있다. 이례적인 일본 엔화 초약세에 원·엔 환율은 2년 만에 최저치를 경신했다.
시장에서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국내 수출 경기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4분께 재정환율인 원·엔 환율은 100엔당 956.34원을 기록하고 있다. 전날 종가 대비 7.06원 하락한 수치다. 장중 최저가는 오후3시8분께 956.20원이었다. 지난 2015년 12월8일(946.68원) 이후 2년여 만에 최저 수준이다.
원·엔 환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원화 가치는 상대적으로 상승한 반면 엔화 가치는 하락한다는 뜻이다.
최근 과도하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엔화 가치가 급락하는 것은 일본 내 정치 이슈 때문이다. 아베 신조 총리가 오는 2021년까지 집권할 수 있어서다. 엔저(低)를 핵심으로 하는 아베노믹스는 다시 탄력을 받고 있다.
지난 10월 19일 원·엔 환율이 100엔당 1000원의 벽을 깨고 900원대로 진입한 뒤 계속 하락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국의 세제개편안은 위험 선호를 강화시키는 재료이다 보니 위험자산인 원화에는 강세로, 안전자산인 엔화에는 약세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그 하락세가 기조적인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양국 상황이 앞으로도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김두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원·엔 환율은 내년까지 지속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면서 “국내외 경제상황이 현재 상태에서 지속된다고 가정하면 원화 가치가 앞으로도 한참 높아질 수 있다. 엔화도 현재 수준의 약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국내 산업계는 일본과 경쟁하는 만큼 주력 업종이 많다. 원·엔 환율 하락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 이유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환율은 단기적으로 수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우리 수출기업들 중 일본과 경쟁 관계에 있는 경우가 많아 원·엔 환율이 지속적으로 떨어지면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