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왕해나 기자]제넥신의 관계사들이 국내외 증권시장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이들의 상장이 제넥신에 호재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모인다. 관계사들이 신약개발 기업인만큼 연구개발(R&D)을 위한 자금조달 여력이 생긴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이들 모두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은 제넥신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 경기도 성남 소재 SK바이오사이언스에서 열린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현장간담회’에 전시된 제넥신의 DNA 백신 GX-19 임상시약.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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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제넥신과 한독이 최대주주로 있는 미국 바이오벤처 레졸루트가 이날 나스닥에 입성했다. 레졸루트는 희귀질환 관련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는 바이오 벤처다. 한독과 제넥신은 지난해 이 회사에 공동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제넥신은 레졸루트 지분의 약 31%를 보유하고 있다.
또다른 관계사 네오이뮨텍은 국내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해 예비심사를 받고 있다. 통상 해외기업에 대한 예비심사 기간이 3개월가량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달에는 코스닥에 상장할 가능성도 있다. 네오이뮨텍은 국내 연구진이 미국에 설립한 바이오 회사로 제넥신이 지분 2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네오이뮨텍 관계자는 “현재 심사를 받고 있으며 언제 심사결과가 나올 지는 금융당국에 달렸다”면서 “한국 코스닥이 미국 나스닥보다 진입장벽은 높지만 상장 이후에는 유리한 조건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양사가 증권시장에 안착하면 신약개발을 위한 자금조달은 훨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레졸루트는 현재 선천성 고인슐린증 치료제 ‘RZ358’의 후기 단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당뇨병성 황반부종 치료를 위한 경구 혈장 칼리크레인 억제제 ‘RZ402’는 내년 1분기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네오이뮨텍 상장도 제넥신에 호재다. 차세대 항암면역 치료제 ‘하이루킨-7(과제명 GX-I7)’은 네오이뮨텍의 핵심 개발자산이며 제넥신의 주요 파이프라인이기도 하다. 제넥신으로부터 2015년 기업을 분리하면서 미국, 유럽의 독점 실시권을 이전받았다. 향후 기술이전이 되면 제넥신에도 일정 부분 수익이 배분된다. 네오이뮨텍은 하이루킨-7에 대한 뇌암(교모세포종), 피부암(흑색종) 환자를 대상으로 미국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치료제로도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제넥신도 국내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상대로 GX-I7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반면 두 회사 모두 아직 매출이 없는 신약 개발 바이오 회사라는 점은 부담이다. 양사 모두 매출은 발생하지 않고 있고 순손익이 누적되고 있다. 2분기 기준으로 레졸루트는 24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네오이뮨텍은 19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제넥신도 3분기 기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부진한 7억원의 매출과 11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관계사 실적부진은 제넥신의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관계사 상장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제넥신에 호재로 작용한다”면서 “계속해서 쌓이는 적자가 부담일 순 있으나 상장으로 자금조달 여력이 커지면서 신약개발에 더 힘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