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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종교계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 오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북핵은 반드시 해결하고 압박도 해야 하지만 군사적 선제타격으로 전쟁이 나는 방식은 결단코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오찬에는 김희중 대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설정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엄기호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장), 한은숙 교무(원불교 교정원장), 이정희 교령(천도교 교령), 박우균 회장(한국민족종교협의회장), 김영근 성균관장(유교), 김영주 목사(한국종교인평화회의 대표회장) 등이 참석했다.
文대통령 “남북 정부대화 막혀있는 만큼 종교계 물꼬 터야”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두 가지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하나는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이고 또 하나는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대화”라고 말했다. 특히 “북한 핵문제는 북미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는데 남북대화는 북한핵에 가로막혀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며 “지금 긴장이 최고로 고조되고 있지만 계속 이렇게 갈 수는 없다. 결국 시기의 문제이고 풀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이런 과정에 평창 올림픽이 있다”며 “남북관계를 위한 정부 대화는 막혀있는 만큼 종교계와 민간에서 물꼬를 터야 한다. 북이 종교계와 민간분야의 방북신청을 번번히 거부해오고 있다. 그러다 이번 천도교 방북이 처음 이루어졌다. 그것이 물꼬가 될 수도 있고, 북한이 평창에 참여하면 스포츠분야에서 대화가 이루어질 수도 있다. 또 강원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대화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불교, 천주교 등 일부 종교계 지도자들이 한상균 민주노총위원장과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특별사면을 요청한 것에 대해 즉답을 피한 채 민생우선의 원칙을 밝혔다.
조계종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통진당 당원들이 구속도 되고 만기출소된 분도 있고 아직도 수감중 인 분도 있다”며 “성탄절을 맞이해 가족의 품에 안겨 성탄절을 맞기를 바란다”고 요청했다.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한상균 민노총위원장이나 쌍용자동차 사태로 오랫동안 감옥에 있으면서 가족들까지 피폐해진 분들도 있다”며 “그들이 대통령님의 새로운 국정철학에 동참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고 역시 성탄절 특사를 요청했다. 한기총 대표목사 엄기호 목사는 “도저히 나쁜 사람은 안되겠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불구속 수사하거나 풀어주셔서 모든 사람들이 어우러질 수 있도록 탕평책을 써달라”며 “화합차원에서 풀어주시면 촛불혁명이 어둠을 밝히듯 어두운 사람들도 신뢰의 마음을 밝힐 것”이라고 요청했다.
문 대통령은 이에 “사면은 준비된 바 없다”며 “한다면 연말연초 전후가 될 텐데 서민중심, 민생중심으로 해서 국민통합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文대통령 “2019년 3.1절 100주년, 범국민적인 행사로 준비”
아울러 3·1절 100주년과 관련해 “2019년이 3·1절 100주년인데 범국민적인 행사를 하려면, 내년부터 범국민준비위원회가 출범을 해야 하고 내년 예산에도 반영되어 있다”며 “내년이 되면 이를 본격적으로 준비하겠다. 또한 임시정부 100년·건국 100년이기 때문에 뜻깊은 행사로 준비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종교계 지도자들은 이날 오찬에서 남북관계를 중심으로 문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조언을 쏟아냈다. 김영근 성균관장은 “남북관계가 회복되면 종교인들부터 교류할 수 있도록 배려해 달라”며 “모든 종교는 동질성을 가지고 있어 말이 안통할 이유가 없는 만큼 종교인들부터 제일 먼저 북한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은 문 대통령이 “사드기지 때문에 걱정을 많이 끼쳐드렸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크다. 그렇게 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상당부분 이해하지만, 우리가 하던 일을 멈출 수는 없다”며 “처음에는 반발도 많이 했지만 지금은 국민들이 지지하는 현 정부와 대통령의 말씀을 유념해서 듣고 있다. 8·15와 중요 행사에서 현실문제에 대처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대해 깊은 신뢰를 가지고 잘 견디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희 천도교 교령은 “통일이 지상과제이나 무력통일은 안되며 자주평화통일이 우리의 목표”라면서 “자주평화통일은 남북 민족 동질성이 기반이 되어야 하고, 그래서 교류와 소통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치적 소통도 중요하나 비정치분야에서 지속적인 소통과 교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천도교는 남북통일에 있어 국가적 중요 자산이다. 해방직후 북한에는 200만명의 천도교 교인들이 있었다”며 “지금은 북한에 청우당이 제2당으로서 나름 역할을 하고 있다. 천도교간 교류와 협력이 남북관계를 개선하는데 가장 중요한 자산이다. 정부도 천도교를 지켜봐 주시고 많이 활용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