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등 여의도 금융투자업계에서 임원들이 임기를 재연장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하물며 최고경영자(CEO)들의 수명은 더욱 짧은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임기를 마치기가 무섭게 교체되거나 혹은 임기도 채우지 못한 채 물러나는 경우가 허다하다. 기업경영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전문경영인이 이끄는 21개 국내 주요 증권사 가운데 현재 5년 이상 재임중인 CEO는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 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최희문 메리츠종금증권 사장 등 한 손으로 꼽을 수준이다. 재임하는 경우가 그만큼 드물다는 뜻이다. 상법상 CEO의 임기는 3년이지만, 대부분 증권사는 정관에 CEO 임기를 1년이나 2년으로 못박고 있다. 실적이 부진하거나 제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언제든 계약을 끝내겠다는 뜻이다. CEO의 재임이 당연한 것은 아니지만 단기간 성과만으로 CEO 교체 카드를 내미는 것은 기업의 연속성을 해칠 수 있다. 실제 외국계 기업들은 한국 금융사들에 일감을 맡기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잦은 CEO 교체를 꼽기도 한다.
1~2년 정도만 보장된 임기라면 중장기적인 계획을 짜기보다는 단기 성과에 급급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투자 철학이 분명해야 하는 금융투자업계에서 보다 큰 그림을 그려가기 위한 노력이 얼마나 이뤄지고 있는지 고민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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