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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촌 장관은 23일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에서 열린 ‘문체부 정책 현안 브리핑’에서 “요즘 문화를 이야기하기가 싫어진다. 문화 자체가 좋은 나라가 돼야 하는데”라며 안타까움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브리핑은 유 장관이 문체부 현안과 정책 관련해 출입 기자들과 매월 정례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마련한 첫 자리였다. 유 장관은 이달을 시작으로 매월 출입기자들과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백브리핑’ 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유 장관은 김구 선생이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말한 것을 거듭 언급하며 “K-팝이 잘 가고 있지만 결국 그 마음 속에 있는 욕심이 문제”라며 “결국 이런 것들이 계속 (한류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호중 가수도 왜 그랬을까 너무 안타깝다”면서 “빨리 잘못했다고 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엄청난 일로 계속 번져나갔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사회의 인문학적인 부분이 부족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그러면서 “문체부로서는 (정책적으로) 좋은 사례를 더 많이 찾아내고 밑바닥에서 열심히 하면서 바꿔 나가는 분들을 더 도와주고 힘 나게 할 수밖에 없다. 기획사 출신이 아닌 크리에이터 중심으로 결성된 걸밴드 ‘QWER’에 대한 기사를 봤는데, 밑바닥에서부터 열심히 하는 이런 분들을 더 도와드리는 방향으로 힘을 쏟겠다”고 했다.
유 장관은 “K팝에 들어간 춤이 유튜브에 올라가고, 안무가가 만든 춤이 세계에서 수익을 창출하니 (저작권) 개념이 다양해졌다”라며 “표준계약서뿐 아니라 저작권 보호를 위한 신탁단체도 있어야 하니 계속 의견 수렴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달 방탄소년단의 음원사재기 의혹을 조사해달라는 민원이 접수된 데 대해선 문체부 산하 한국콘텐츠진흥원 공정상생센터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유 장관은 이 자리에서 경복궁의 광화문 현판 한글화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밝혔다. 유 장관은 “세종대왕 동상 뒤편으로 보이는 한문 현판이 이상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진을 찍어놓으면 중국인지 한국인지 모르겠다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조선시대부터 있던 현판이 그대로라면 보전해도 좋겠지만 사실 지금 현판은 고증해서 재현한 것 아닌가. 그 현판은 박물관에 전시하고, 한글 현판을 다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또 “관련 논의의 불씨가 되살아나서 국민적 논의가 이뤄진다면 나쁘지 않을 것 같다. 국가유산청과 충분히 협의해야 하고”라며 “이런 부분에 대한 토론을 해봐도 괜찮지 않겠느냐”고 덧붙엿다.
유 장관은 지난 14일에도 세종 탄신 하례연에서도 광화문 현판을 한글로 바꾸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그는 “개인적으로 (광화문 현판은) 당연히 한글로 쓰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고증을 거쳐 옛날 쓰인 현판을 그대로 재현해야 한다는 문화재 전문위원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그대로 됐지만, 오늘 이후 다시 한번 (논의에) 불을 지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