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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에 따르면 챗GPT는 수천억개가 넘는 문장 토큰(문장을 형성하는 단어나 부호)과 그 사이의 확률적 상호관계를 학습해 입력값에 맞는 답을 출력하는 언어모델로, ‘절대진실의 책’을 찾는 소설 속 이야기처럼 의미있는 답변을 얻기 위해서는 결국 인간이 무엇을 어떻게 질문하느냐에 달려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네이처나 사이언스 등 주요 학술지들이 논문 저자로 챗GPT 사용을 금지한 것에 대해선 “실수”라고 일갈했다.
김대식 교수는 27일 챗GPT와의 대담을 정리한 책 ‘챗GPT에게 묻는 인류의 미래’(동아시아) 출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김 교수는 “과학이나 논문은 문학이 아니지 않냐”고 되물으며 “예쁜 문장이 아니라, 연구 결과가 중요하다. 챗GPT 활용 부분을 (논문에) 표기하면 된다. 챗GPT 논문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은 개인적으로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난 1월 한 달 동안 챗GPT와 대화를 나눴고, 그 결과를 책으로 엮었다. 이번 책에서는 챗GPT의 가능성과 한계를 기민하게 탐색했다. 김 교수는 챗GPT에 사랑, 정의, 죽음, 신 등 철학적 주제를 물었고, 모든 대화는 영어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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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점은 2010년대 들어서다. 그는 “인류가 60년 간 실패했던 이 분야에서 스마트폰의 탄생으로 데이터양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더니 기계가 세상을 알아보기 시작했다”며 그렇게 기계의 딥러닝(심화학습)이 시작됐다고 했다.
“챗GPT는 디지털 세상에 있는 모든 글을 사전학습한 후 단어와 문장의 확률적 분포를 계산해서 언어의 지도를 만듭니다. 표절도 의미가 없어요. 글을 직접 가져오는 게 아닙니다. 언어의 내비게이션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거예요.“
그는 챗GPT의 등장이 인간의 영역을 침범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것에 대해선 “현재로썬 아니다”고 말했다. 챗GPT 때문에 작가, 교수, 기자, 변호사가 사라지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챗GPT의 활용 유무로 희비가 갈릴 것이라고 했다. 그는 “챗GPT는 도구다. 거부하기 보다는 잘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유튜브를 사례로 들면서 “유튜브는 이제 팩트체크가 의미 없어졌다. 챗GPT가 건설적인 역할을 하려면 전문가 집단이 이를 잘 활용해야 한다. AI와 잘 대화하는 기술을 익혀, 좋은 대답을 이끌어내야 한다”는 게 그의 메시지다.
김 교수는 “챗GPT는 학습 데이터를 통해 확률적으로 높은 문장을 찾고, 사람의 피드백을 통해 강화학습을 한다. 그리고 질문의 맥락을 해석해 답변을 내놓는다”면서 “챗 GPT는 강력한 인공지능의 예고편(티저)과 같다”고 설명했다.
“내일 당장 첫 수업인데요. 학생들에게 에세이 숙제를 내면 챗GPT를 활용할텐데, 차라리 이런 기술을 막을 수 없다면 제대로 질문하는 법을 배우라고 하겠어요. 아예 챗GPT로 써오라는 과제를 낼 겁니다. 말 타다가 이제 자동차의 시대가 시작됐으니 운전면허증을 따야 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