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하면 대박` …금융권, 핀테크 기업에 반했다

한화투자증권우 등 연일 `上`…美 증시 상장설에 `잭팟` 기대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 활발…결제시장으로 생태계 확장
`마이데이터 수혜 같이 누리자`…사업 협력에 투자 수익도
기아·KT도 관심…"중계 플랫폼 기업가치 증대에 유리"
  • 등록 2021-04-06 오후 5:49:52

    수정 2021-04-07 오전 9:50:28

[이데일리 이후섭 기자]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쿠팡에 이어 두나무의 미국 증시 상장설이 솔솔 피어오르면서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우리기술투자 등이 두나무 상장 수혜 기대감에 연일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고, 본인신용정보관리업(마이데이터) 본격화에 힘입어 기업가치가 커질 것으로 보이는 토스·뱅크샐러드 등에 투자한 업체들도 `잭팟`을 기대하고 있다. 금융권뿐 아니라 KT, 기아 등 통신·자동차까지 전 산업에 걸쳐 핀테크 기업 투자에 관심을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우 등 연일 `上`…美 증시 상장설에 `잭팟` 기대

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003530)은 전날대비 가격제한폭인 29.7%까지 오른 1만7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두나무의 미국 증시 상장설이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 6거래일 중 4차례나 상한가를 기록하며 4배 가까이 급증했다. 같은 기간 우리기술투자(041190)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도 각각 63%, 120% 올랐다.

우리기술투자와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의 지분을 각각 8%, 7% 갖고 있고, 한화투자증권도 지난 2월 두나무 지분 6.2%를 583억원에 취득했다. 쿠팡이 시가총액 100조원을 기록하며 뉴욕증시 입성에 성공한 만큼 뉴욕증시 상장설이 나오고 있는 두나무도 최근 비트코인 열풍에 힘입어 `투자 대박`이 기대된다.

암호화폐 거래소 투자 활발…결제시장으로 생태계 확장

최근 금융권의 관심은 비트코인과 마이데이터로 축약된다. 암호화폐 시가총액이 2조달러(약 2250조원)를 넘어선 가운데 국내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800만원을 돌파했다. 빗썸, 업비트 등 대형 거래소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금융권의 투자가 활발해졌다.

한화투자증권 뿐만 아니라 벤처캐피탈 TS인베트스먼트도 최근 펀드 방식으로 두나무에 투자했고, 한국투자증권은 블록체인 기반의 금융상품 가격 예측 플랫폼 `레인보우닷`을 서비스하는 인덱스마인에 10억원 규모의 지분을 투자했다. KB국민은행은 기업 대상 암호화폐 수탁 서비스업체 한국디지털에셋(KODA) 설립에 합작사 형태로 참여했으며, 신한은행은 커스터디(수탁·보관) 전문기업인 한국디지털자산수탁(KDAC)에 지분투자를 결정했다.

암호화폐가 단순 거래를 넘어 결제로 확장되면서 금융권의 투자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테슬라·페이팔뿐 아니라 국내에서는 다날이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암호화폐를 통한 결제는 기존의 결제 시스템이 지니고 있는 비용 및 시간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며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가 도입돼 보편화할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분간은 암호화폐를 중심으로 하는 결제 논의가 보다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마이데이터 수혜 같이 누리자`…기아·KT도 관심

8월 본격적인 마이데이터 시대가 오면 하나의 앱에서 모든 금융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메가 금융 플랫폼`이 탄생해 금융산업의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은행, 카드, 보험, 증권 등 기존 금융권은 금융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 준비에 나서면서 동시에 핀테크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도 단행하고 있다.

사업적 협력을 모색하며 핀테크 기업의 강점을 흡수하기 위한 시도일 뿐만 아니라 투자 수익도 기대할 수 있다. 아무래도 소비자와의 소통 채널을 장악한 핀테크 기업이 경쟁에서 유리할 것으로 점쳐지는 만큼 지분 투자를 통해 마이데이터 수혜를 같이 누려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핀트`를 운영하는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은 최근 비씨카드로부터 99억원의 투자를 유치했고, 현대해상은 보험 플랫폼 보맵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해 10월 KB증권, 엔씨소프트와 합작법인 출범을 위해 각각 300억원씩 총 60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다.

핀테크 기업에 주목하는 곳은 금융권이나 벤처캐피탈 뿐만이 아니다. 간편결제 서비스 `차이`를 운영하는 차이코퍼레이션의 700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 SK네트웍스가 참여했고, 비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다의 115억원 규모 시리즈B 투자에는 기아가 합류했다.

마이데이터 서비스 확장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추진하고 있는 뱅크샐러드의 시리즈D 투자에 KT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기업간거래(B2B) 핀테크 기업 웹케시(053580)와 인공지능(AI) 경영관리 솔루션 관련 사업협력을 진행하며 지분 투자설이 나왔던 KT는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데이터 기반의 금융사업 강화도 꾀하고 있다.

조영서 KB경영연구소장은 “자본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중계 플랫폼이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이런 측면에서 핀테크 기업의 가치는 높게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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