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411조원(3460억 달러) 자산을 굴리는 글로벌 자산운용사 투자 전략 대표의 내년 전망은 간결했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 시대를 맞아 정상화에 가속도가 붙을 포트폴리오 중심으로 투자 전략을 짜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제는 자본시장 중심으로 떠오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는 사회적 채권 발행을 기반으로 한 ‘사회(S)’ 키워드에 대한 관심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더했다.
네덜란드계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NN 인베스트먼트 파트너스(NNIP) 마르코 윌너(Marco Willner·사진) 투자전략 대표는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내년도 글로벌 주식 및 채권 시장 전망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금리 등 출렁이는 물결(변수) 속에서 내년에는 정상화 과정에 진입할 것이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과 서울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G3지역(미국·유로존·중국)의 지정학적 이슈뿐 아니라 인플레이션, 통화·재정 정책, 기업실적 분석 등 내년 시장 전망 및 투자전략을 제시했다.
윌너 대표는 프랑스와 브라질(대선), 미국(중간선거) 등 주요국 선거 결과와 법인세율 조정, 불평등 해소 등을 내걸고 있는 ‘강한 국가(Strong state)’ 정책, 인플레이션 추이 등 3가지 테마가 각국 중앙은행 정책과 맞물리며 시장 향방을 결정지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롬 파월 의장 연임을 결정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이 시작하겠지만, 기준 금리 인상 논의는 신중하게 접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유럽은행은 양적완화(QE) 프로그램을 재조정하며 연준의 조치가 급격히 이뤄지지 못하도록 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마르코 윌너 대표는 “현재는 잠재적 에너지 위기 등이 시장에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어 내년 역시 복잡하고 가변적인 시장환경과 맞닥뜨리게 될 것”이라면서도 “양호한 성장률을 기록하는 세계 경제성장 흐름이 내년에도 지속하는 가운데 G3국의 ‘강한 국가’ 정책이 상승 모멘텀을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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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자본 시장 화두로 떠오른 ESG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이미 시장의 많은 자금이 ESG 투자로 옮겨가고 있지만 여전히 ESG 섹터에서 많은 투자 기회들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르코 윌너 대표는 내년 자산배분 전략 키워드로 △글로벌 주식 비중확대 △주식투자 지역으로 유로존 선호 △기후변화 관련 탄소배출권 수혜 전망 등을 제시했다.
그는 내년도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에 대해 “기업들의 실적 정상화와 함께 세계 경제성장 흐름도 내년에 이어질 것”이라며 “이에 따라 내년 글로벌 주식시장이 상당히 견조하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글로벌 주식비중을 확대하라”고 강조했다.
특히 유로존 지역 내 가치주(株) 투자를 눈여겨보란 게 그의 설명이다. 마르코 윌너 대표는 “유로존 지역은 미국과 비교해 위드 코로나 진입 단계가 더딘 상황인데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내년도 주식 시장에서 수혜를 볼 수도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 통화정책 정상화 기조에서 빛을 볼 수 있는 금융이나 IT(정보통신) 산업와 같은 가치주들이 있는 유로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열기를 지폈던 인수합병(M&A) 시장은 올해와 같은 이례적인 열기는 걷히겠지만 안정적인 거래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르코 윌너 대표는 “PE(프라이빗에쿼티·사모) 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 이후 이례적인 수준을 보였는 데 올해는 정상적인 수준으로 돌아갈 것이다”면서도 “펀드별 상황은 조금씩 다르겠지만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상승에 따른 엑시트(자금회수)가 이어질 것이기 때문에 일정 분위기는 유지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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