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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백신 승인에 트럼프 “왜 이리 늦는 것이냐” 버럭
2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은 “다른 나라의 독립 규제당국이 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미국 국민들에게 안심이 될 것”이라며 영국 정부의 백신 승인을 환영했다. 앞서 영국 보건부는 의약품건강관리제품규제청(MHRA) 권고를 받아들여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최초로 승인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자체 개발한 백신을 승인한 적은 있지만 서방 국가들 중에서는 처음이다.
미 보건당국이 반색한 것은 영국 당국의 결정이 ‘백신 포비아(공포증)’를 불식할 것이란 기대에서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20만명을 육박하는데도 상당수 미국인들은 “백신이 검증되지 않아 위험하다”며 접종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미 보건 전문가들은 영국이 백신을 승인하면서 이 같은 생각을 바꾸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하고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이 세계 최초 타이틀을 가져간 데 대해 심기가 불편한 상태다. 그는 영국이 백신을 먼저 승인할 수 있다는 보도를 접한 뒤 “왜 신속히 움직이지 않는 것이냐”며 FDA 관계자들을 닦달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을 재선 디딤돌로 여기며 ‘초고속 작전팀’을 구성하며 총력전을 폈다. 그는 화이자가 자신의 재선을 방해하기 위해 일부러 대선 이후에 백신 효과를 발표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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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정부는 다음 주 초부터 첫 백신을 접종할 예정이다. 오는 7일부터 요양시설 거주자와 종사자, 80세 이상 노인 등 우선 접종 대상자들이 접종을 받는다.
백신 개발전쟁에 열을 올리던 세계 각국도 접종 경쟁에 나서는 모양새다. 지난 8월 최종 3상 임상시험이 완료되기 전 자체 개발 백신 ‘스푸트니크V’에 국가 승인을 내주며 안전성 논란을 일으킨 러시아도 다음 주 대규모 접종을 시작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타티아나 골리코바 러시아 부총리에게 “다음 주부터 내게 보고하지 말고 대량 접종을 시작하라”고 말했다.
유럽에서 가장 먼저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이탈리아도 내년 1월 중 백신 접종을 시작할 전망이다. 유럽연합(EU)의 백신 구매 프로그램을 통해 백신 2억2000만회 분량을 확보한 이탈리아 정부는 고령층과 요양원 거주자 등을 우선 대상으로 무료 접종을 진행한다.
내년 도쿄올림픽을 앞둔 일본도 연내 접종을 목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이날 일본 참의원은 본회의를 열고 전국민 무료 접종을 골자로 한 ‘개정 예방접종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