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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영업이익(연결 기준)이 2016년 대비 30% 감소한 5964억원이라고 31일 밝혔다. 반면 LG생활건강의 지난해 화장품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10% 증가한 636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보다 6.3%가량 더 높은 수치다. LG생활건강이 화장품 부문에서 아모레퍼시픽 영업이익을 추월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생활건강은 지난해 화장품 부문 매출액도 2016년보다 4.9% 늘어난 3조311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아모레퍼시픽 매출액은 9% 하락한 5조1238억원이었다. LG생활건강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은 전년 대비 0.9%포인트(p) 늘어난 19.2%로 20%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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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중국인 단체 관광 중단으로 국내에서도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국내 화장품 쇼핑 ‘큰손’인 중국인 단체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국내 매출액도 감소했다. 지난해 국내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016년 대비 38% 감소한 4177억원에 그쳤다. 매출액도 전년 대비 16% 감소한 3조 3474억원을 기록했다.
LG생활건강도 지난해 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과 국내 소비자의 화학제품 불안감 등으로 유발된 일시적인 매출 하락 현상을 겪었다. 그러나 고급 한방 화장품 브랜드 ‘후’ 등이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률을 끌어올리는 데 이바지했다. ‘후’ 매출액은 단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2년 연속 1조를 돌파하며 1조 4000억원을 달성했다. 이외에도 ‘오휘’와 ‘VDL’은 지난해 말 중국 항주와 상하이 백화점에 추가 입점했다.
또 매출이 하락한 가운데에도 아시아 부문 매출이 2016년보다 10% 성장한 1조7319억원을 기록한 면도 고무적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설화수와 라네즈 등 주요 매장을 신규 개장하는 등 성장 기반을 강화했다. 또 지난해 9월 프랑스 백화점에 설화수 매장을 입점하는 등 유럽 시장 진출도 타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 인기를 끌자 신제품을 내놓지 않았고 화장품 업계 변화에 느리게 대처하면서 뒤처졌다”라면서도 “내부에서 문제점을 인식하고 신제품 출시와 혁신 상품 개발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고 있는만큼 올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