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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셀트리온에 따르면 CT-P42는 당뇨병성 황반부종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 중인 유효성 및 안전성 확인 임상 3상에서 오리지널 제품 ‘아일리아’와 동등성 기준을 만족했다. 2차 평가지표인 유효성, 안전성, 면역원성 평가 등에서도 CT-P42의 효과는 아일리아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공개된 임상 데이터는 의약품 투여 시작 24주까지의 결과로, 셀트리온은 계획대로 52주까지 임상을 마무리하고 연내 CT-P42 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은 미국과 유럽 등 주요 국가에서 품목허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번에도 그동안 허가받은 바이오시밀러와 마찬가지로 적응증 외삽을 통해 오리지널 제품이 보유한 전체 적응증(Full Label)에 대해 품목허가를 신청한다는 계획이다.
적응증 외삽이란, 바이오시밀러 임상을 진행할 때 오리지널이 보유한 적응증 중 하나에 대해서만 동등성을 입증하면 기전이 유사한 나머지 적응증에 대해서도 인정해주는 것을 말한다. 현재 한국, 유럽,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규제기관에서 외삽을 인정하고 있다.
아일리아의 경우 △신생혈관성(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의 치료 △망막정맥폐쇄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당뇨병성 황반부종에 의한 시력 손상의 치료 △병적근시로 인한 맥락막 신생혈관 형성에 따른 시력 손상의 치료 등을 적응증으로 보유 중이다.
일반적인 의약품은 적응증 추가를 위해 해당 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을 진행해 효과성을 입증해야 한다. 적응증 추가는 일반적으로 임상 3상을 통해 이뤄지는데,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임상 3상에는 평균 2000만 달러(약 260억원) 가량이 투입된다.
하지만 바이오시밀러 제품의 경우 추가적인 임상을 진행하지 않아도 오리지널 제품의 모든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어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이다. 셀트리온이 적응증 외삽을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실제로 램시마는 오리지널 ‘레미케이드’의 적응증 중 하나인 류마티스 관절염 임상시험만으로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궤양성 대장염 △건선성 관절염 △판상 건선 등 전체 적응증을 확보했다.
또 지난해부터 허가가 이뤄진 베그젤마의 경우 비소세포폐암으로 임상을 진행해 오리지널 제품 아바스틴의 적응증인 △전이성 직결장암 △전이성 유방암 △비소세포폐암 △진행성 또는 전이성 신세포암 △교모세포종 △상피성 난소암 △난관암 또는 원발성 복막암 △자궁경부암 전체에 대해 글로벌 30여개 국가에서 승인을 획득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의 가장 큰 강점은 ‘가격’”이라며 “지금까지의 임상을 통해 CT-P42와 아일리아의 동등성을 입증한 만큼 저렴한 가격으로 더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기회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시밀러 등장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곳은 오리지널 제품 보유 제약사다. 이들은 자신들의 제품과는 제조방법 등이 다르기 때문에 적응증 외삽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바이오시밀러’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 바이오의약품은 분자 구조, 크기, 복잡성 등으로 인해 일반 케미칼 의약품과 달리 완벽하게 같은 물질을 생산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이에 제네릭 또는 복제약이 아닌 ‘시밀러’라는 명칭으로 불린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의료진은 바이오시밀러의 적응증 외삽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일부 의료진들은 확인된 임상이 없는 적응증의 경우 사용하기를 꺼리면서 실제 임상 데이터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CT-P42는 현재 임상만으로도 아일리아의 모든 적응증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추가적인 임상은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