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주고 보는데 광고까지 봐야 하나” 유료 구독자도 광고 송출...주요 OTT 중 ‘유일’
평소 해외축구 경기를 즐겨보는 전 모씨(24)는 이번 달부터 스포티비 나우를 유료 구독하기 시작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독점한 스포티비가 지난 시즌 무료로 중계하던 손흥민의 토트넘 경기를 22-23시즌부터 유료화했기 때문이다.
전 씨는 “유료화 자체는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코로나19로 스포츠 구단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OTT 간 경쟁이 격화되며 중계권료 자체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문제는 월 9900원(모바일 결제 기준)의 베이직 이용권 사용자도 영상 시청 시 15초 남짓의 광고를 봐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직 이용권을 사용하고 있는 전 씨는 “달마다 만원을 내면서 사용하고 있는데도 영상 시청 전 광고까지 봐야 하는 게 이해가 안 된다”면서 “유료 구독자에게 광고를 보게 하는 OTT는 처음 본다”고 말했다.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등 여타 OTT는 전부 유료 구독자에게 광고를 송출하지 않고 있다. 영상 플랫폼인 유튜브도 유튜브 프리미엄 이용자들에게는 광고를 송출하지 않는다. 시중의 주요 OTT 서비스 중 유료 구독자에게도 광고를 송출하는 곳은 스포티비 나우 뿐이다.
현재 스포티비 나우의 요금제는 모바일 기준 월 9900원인 베이직 이용권과 월 1만9000원인 프리미엄 이용권으로 나뉜다. 베이직 이용권은 모바일과 PC로 이용 가능하며 최대 720p 화질을 지원하고, 프리미엄 이용권은 모바일과 PC, 스마트TV로 이용 가능하며 최대 1080p 화질을 지원한다.
광고를 보지 않기 위해 월 1만9000원인 프리미엄 이용권을 구매한다고 해도 동시재생이 불가능해 혼자 해당 요금을 전부 부담해야 한다.
넷플릭스, 티빙, 쿠팡플레이 등 대부분의 OTT 서비스는 동시재생 기능을 지원한다. 하나의 계정으로 최대 4명이 동시에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어 대부분의 이용자들이 이 동시재생 기능으로 월 요금을 나누어 내는 방식으로 서비스를 이용한다.
그런데 스포티비 나우는 이 동시재생 기능도 막아 놓았다. 오로지 한 개의 프로필만 사용할 수 있고 동일한 계정으로 다른 앱이나 웹으로 로그인하면 기존에 로그인한 기기에서 바로 로그아웃되는 시스템이다.
이외에도 이용자들은 크롬캐스트 기능과 이어보기 기능 부재, 생중계 시청 시 끊김 현상 등 시스템 상 문제점이 많은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의견을 냈다.
스포티비 “유료화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유료화 걸맞은 서비스 품질 제공해야
스포티비는 전 경기 유료화를 공지하면서 “중계권료 상승으로 인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이번 시즌을 앞두고 중계권료 경쟁이 치열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장기간에 걸쳐 관철된 ‘음원의 유료화’ 과정처럼 스포츠 경기도 무료라는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전했다.
스포티비 나우는 2021년 6월 기준 월간 가입자 수 260만명을 기록하고 있고 20대 이용자 비율이 50%에 가까울 만큼 해외 스포츠 팬들의 의존도가 높은 OTT 서비스다.
스포티비 나우를 운영하고 있는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은 지난 4월 쿠팡플레이와 씨제이이엔엠(CJ ENM, 티빙), 통신3사, 에스비에스(SBS) 등 다수의 OTT 사업자들을경쟁을 제치고 약 9000만달러(약 1171억원)에 3년 치 국내 중계권을 따냈다. 이로써 이번 시즌부터 3년 간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은 에이클라가 독점했다.
지난해 한 운용사로부터 약 500억원의 투자 유치를 받은 뒤 수익 실현에 대한 고민이 커진 것이 전면 유료화 방침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한편 스포티비 유튜브 채널에 업로드되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도 현재 올라오지 않고 있다. 유튜브 및 포털사이트에 제공하던 경기 하이라이트 영상은 현재 스포티비 나우에만 업로드되고 있다.
에이클라미디어그룹은 지난해 909억1721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129억7602만원으로 14.3%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 대비 300% 이상 높은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