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에 9살 여아 유괴하려던 40대..이웃에 '덜미'

공원 정자에 앉아 소주 2병 들이키며 노는 아이들 지켜봐
부모 자리 비운 틈타 9살 여아 유인
초등학생 아들과 공원 찾은 이웃 주민 눈썰미에 덜미
경찰, 현행범으로 체포..구속영장 청구
  • 등록 2023-04-04 오후 7:12:49

    수정 2023-04-05 오후 6:35:22

[이데일리 김화빈 기자] 공원에서 놀던 9세 여자아이를 유인하려던 술 취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9살 여아를 유괴하려고 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두 자녀를 키우는 이웃시민에게 제지 당하는 모습 (사진=MBC)
3일 광주북부경찰서는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체포했다.

A씨는 지난 2일 오후 5시15분쯤 광주광역시 북구 한 어린이공원에서 놀고 있던 9세 초등학생 여자아이에게 간식을 주며 접근한 뒤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술에 취한 A씨는 부모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여자아이에게 “집에 있는 인형을 주겠다”고 말하며 유인했다.

다만, A씨의 유괴는 미수에 그쳤다. 초등학생 아들과 공원을 찾았던 이웃시민인 40대 남성 이씨는 공원 정자에 앉아 소주를 두 병째 마시면서 노는 아이들을 지켜보던 A씨의 거동을 수상히 여기고, 공원에서부터 500m를 뒤쫓아간 뒤 이를 저지하면서다.

여아가 A씨의 손을 잡고 집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이씨는 A씨를 붙잡고 “왜 여아를 집으로 데려가냐”며 따져물었다. 당황한 A씨가 집에 있던 인형과 종이학이 담긴 유리병을 선물해주려고 했다며 횡설수설하자 이씨는 “삼촌인데, 아이 집 주소나 할머니 이름을 말해보라”며 되물었다. 그러자 A씨는 “잘못했다. 한 번만 봐 달라”면서 빌기 시작했다고 한다.

현장에 출동한 광주 북부경찰서는 미성년자 유인 혐의로 40대 남성 A씨를 현행범 체포하고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씨는 조선일보에 “애들 키우는 입장에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을 잡는 데 공을 세운 시민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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