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은 “편리하다”는 반응이지만 일각에선 “생활 악취가 걱정된다”거나 “자기가 먹은 건 자기가 치워야 한다”며 서비스 구조를 비판하기도 한다. 스냅타임이 “내가 배출한 쓰레기를 남이 치우는” 서비스를 들여다 봤다.
배달 음식 ‘뒤처리’…음식물 쓰레기까지
최근 SNS엔 ‘자취생 필수 어플’이라며 ‘리클’이 소개됐다. 리클은 현관 앞에 배달 쓰레기를 놔두면 쓰레기 수거와 함께 분리배출을 담당해준다. 깨끗하고 정확한 분리수거를 돕는다는 점에서 ‘친환경’ 기업으로 소개된다. 1kg 기준 음식 종류에 따라 1490원 혹은 1790원이 나온다.
첫 수거 시엔 아무 봉투에, 이후부터는 제공되는 수거 봉투에 쓰레기를 담으면 된다. 리클은 모든 생활 쓰레기(일반·음식물·재활용)를 구분 없이 봉투에 담으면 된다고 안내한다. 또 더욱 깔끔히 처리하고 싶다면 무료로 제공되는 ‘리클 키트’를 신청하면 된다. 다른 스타트업들도 ‘수거 키트’를 무료로 제공해(최초 1회) 생활 악취 문제를 해결하려는 있는 추세다.
지난 17일 플랫폼 ‘리플하다’도 인천 서구권에서 다회용기 수거·세척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는 인천지역 공공 배달앱인 ‘인천e음’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고, 쓰레기 수거는 ‘리플하다’에게 맡기면 된다. 역시 소비자가 음식물 쓰레기를 따로 버리지 않아도 된다.
“편리해” vs “내가 먹은 건 내가 치워야”
자취 중인 청년 K씨(24)는 “편리하다”고 말한다. “빌라나 오피스텔엔 제대로 된 분리수거장이 없다”며 “분리수거를 잘못하면 10만 원씩 과태료가 나오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문 앞에 두기만 하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다”며 “환경을 위해서도 분리배출을 확실히 해주는 업체에 맡기는 것이 더 좋을 것”이라 밝혔다.
하지만 “내가 버린 쓰레기는 내가 치우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있다. 청년 C씨(27)는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고 재활용을 하는 과정은 당연히 어렵다”면서도 “번거롭다고 남에게 맡기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쓰레기를 치워본 사람이 그나마 쓰레기 배출을 줄인다"는 거다. 이어 “원룸 인근에 쓰레기 배출이 어려운 문제는 해결돼야 하는 별도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자취생 S씨(23) 역시 "평소 배달 쓰레기를 치우는 과정에서 반성하게 된다"고 말한다. "음식물 쓰레기를 보면서 양에 맞게 시켜야겠다고 다짐하고, 일회용품을 보면서 만들어 먹을 걸 그랬다며 후회한다"는 거다. "결국 분리수거를 외주화하는 것"이라며 "재활용은 최선이 아니라 차악"이라 강조했다.
녹색연합 녹색사회팀 허승은 팀장은 “음식물 쓰레기의 1차 책임은 소비자에게 있다”면서 “쓰레기를 깨끗하게 세척해 버려야 하는 건 시민의 의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음식물 쓰레기를 내놓기만 해도 된다”며 "음식물 쓰레기 걱정 없이 맘껏 즐기라"고 홍보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음식물을 치워 준다는 것이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일 순 있겠지만 환경적으로 바람직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쓰레기 수거 및 세척을 담당하는 플랫폼 기업이 쓰레기를 처리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실제 한 스타트업 서비스 운영 결과, 환경에 관심 많은 20·30 여성들보다 잔반 처리와 분리수거 등을 대신해주는 서비스로 인식한 30·40 남성들의 이용률이 더 높았다고 한다.
코로나19 이후 계속 화두인 ‘배달 쓰레기’ 문제를 “간편하게 분리수거 하자”는 움직임으로 일축하면 안 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