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7 부동산규제대책 발표 직후인 18일, 비규제지역에서 규제지역으로 바뀌는 청주·대전·인천 등지에서 ‘하루짜리 급매’가 나왔다. 19일부터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면 다주택자는 양도소득세 세율이 중과돼 10~20%포인트 더 내야하고, 장기특별공제 혜택도 받을 수 없다. 이를 피하기 위해 어떻게든 하루 만에 팔려고 급매로 내놓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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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5000만원 낮춘 대장주 아파트들
18일 부동산중개시장에 따르면 이날 청주 복대동에 있는 ‘신영지월시티’ 전용면적 125㎡짜리 아파트는 6억 4000만원에 시장에 나왔다. 직전 최고가인 6억 9000만원보다 5000만원 몸값을 낮춘 매물이다. 다만 계약 조건이 있다. 바로 이날 계약을 해야 한다는 것.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조정대상지역이 되면 세금(양도세) 부담도 커지고, 대출 규제로 사겠다는 사람도 줄어들테니, 다주택자들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몇달 전에 나온 매물 하나는 대책 발표 직후에 18일까지 파는 조건으로 5000만원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매매가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너무 급한 계약건 인데다가 이미 지난주와 달리 매수 문의가 거의 없어 팔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대전에서도 ‘18일 계약 조건’을 단 급매물이 나왔다. 대전 서구 탄방동 ‘E편한세상둔산1단지’ 아파트 전용 72㎡짜리 매물이 호가 보다 1억원 낮춘 가격에 시장에 나왔다. 5억 9000만원으로, 직전 거래가와 비교해도 4000만원 낮은 가격이다.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예 오늘 안 팔리면 집주인은 그냥 매물을 거둬들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청주를 비롯해 인천·대전에서 하루 만에 급매가 나온 이유는 오는 19일로 예정된 규제지역 지정을 피하기 위해서다.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이기만 해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2주택 10%포인트, 3주택 20%포인트) 뿐 아니라 종부세도 추가 과세된다. 심지어 투기과열지구가 되면 양도세는 여기에 더 10%포인트 더 올라간다.
“그래도 안 산다…우선 지켜보자”
시세보다 싸게 나온 급매에도 매매는 쉽게 이뤄지지 않는 모습이다. 예상보다 강한 부동산 대책으로 매수 문의조차 뚝 떨어진 상황이다.
비록 본격적으로 갭투자 차단 정책이 시행되는 건 아니지만, 지금 섣부르게 집을 샀다가 추후 집을 되팔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매매 잠김을 걱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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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급매보다 더 낮은 매물이 추후 계속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했다. 대전 유성구 원내동 U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아마 지금 급매보다 더 가격이 ‘급급매’ 매물이 나오지 않겠느냐”며 “실거주 목적의 매수자들이 굳이 지금 급하게 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청주 흥덕구 비하동 K공인중개업소 관계자도 “이미 법인 투자나 외지인 투자자들은 손을 뗀 상태”라며 “투자자들은 청주에 관심이 없을 뿐 아니라 실소유자들은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연구원은 “예상 외로 센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서 부동산 심리가 크게 위축된 분위기”라며 “7월 1일 본격적인 갭투자 차단 정책이 시행되면 관망세는 더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