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코로나19發 위기에 임단협 시기 '저울질'

해외판매 '반토막'..수출 감소에 잇단 휴업 반복
노조 내 임금인상보다 고용안정 기류 강해
  • 등록 2020-06-02 오후 4:42:14

    수정 2020-06-02 오후 4:42:14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현대자동차(005380) 노사가 올해 임금 및 단체 협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임단협 일정은 다소 밀렸지만, 노조는 예전처럼 ‘임금인상’보다 ‘고용안정’을 최우선으로 일감 확보에 관한 사안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2일 현대차 노사는 이날 노사협의회 본 협의회를 열었다. 노사는 지난달 12일 상견례를 했으며, 임단협 16개 안건에 대해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코로나19 위기로 해외 판매와 수출이 ‘반토막’ 난 경영난 속에서 사측은 노조가 요구하는 재원을 투입해야 하는 안건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노조는 내부 소식지를 통해 “코로나19를 물리치며 생산과 품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며 “노조 요구안을 사측이 전폭적으로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맞섰다. 그러면서 노조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인 경제위기는 부정할 수 없다”면서도 “어려움 속에서도 전 세계 유일무이하게 국내 공장을 정상적으로 가동할 수 있었던 것은 오로지 조합원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현대차 내수 판매는 개소세 인하와 신차 효과 등으로 4.5% 소폭 반등했다. 하지만 해외 판매는 수요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49.6% 급감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해외 영업점이 문을 닫는 등 세계 판매망이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수출 물량도 줄었다. 때문에 현대차 울산공장 일부는 이달에도 휴업을 반복한다. 1공장(코나, 벨로스터N)은 5일과 8일 이틀간, 3공장(아반떼, i30, 베뉴, 아이오닉)은 11~12일 이틀간, 4공장 42라인(포터)는 1일부터 5일까지 닷새간 휴업한다.

이 같은 위기 속에 관심은 올해 현대차 노조의 임단협 시기에 쏠린다. 통상 현대차 임단협은 5월께 상견례를 한 뒤 여름휴가 전이나 추석 전에 마무리했다. 노조 집행부는 코로나19 추이를 지켜보면서 교섭 타이밍을 조절하고 있다. 회사가 이익을 내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교섭에 들어갈 경우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뿐 아니라 외면받는 ‘귀족노조’ 투쟁으로 치부될 것을 우려해서다. 노조는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단체교섭을 진행할 것”이라며 “어떤 결과를 내더라도 시간 끌기 식 소모전보다 임팩트 있게 교섭을 마무리 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로 12만원 임금인상 요구안을 갖고 있다. 하지만 올해 임단협에서 처우 개선 문제는 관철하지 않겠다는 기류가 강하다. 대신 임금동결로 고용안정을 맞바꾸는 독일 노사의 위기협약 방안에 주목하자고 운을 띄웠다. 이와 관련, 올 하반기 4세대 투싼 출시를 앞두고 일감 사수를 위해 미국 앨라배마 공장으로 이관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아울러 현대차 노조는 최근 유튜브 ‘유니콘TV’를 개설해 이미지 쇄신에 나섰다. 매주 2번에 걸쳐 노조의 구실과 순기능을 다양한 영상 콘텐츠로 제작해 부정적인 이미지 대신 노조의 역사와 순기능을 알리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 노사는 미래 자동차 산업 변화에 대응한 고용안정 대책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용안정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미래변화대응 TFT’ 정책연구전문위원 간담회 진행해 조합원 고용안정 방안 찾기에 골몰했다. 이상수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미래 고용을 만들어내고 현재 고용을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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