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소니는 2분기(4~6월) 영업이익이 1576억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전망치(1333억엔)를 넘어선 것은 물론 2007년(1213억엔) 이후 가장 많은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15% 증가한 1조8600억엔으로 기록됐다. 순이익은 지난해 2분기(212억엔)보다 3.8배 많은 810억엔에 달했다. 지난해 2분기 큐슈 지역에 지진이 발생하며 구마모토 공장을 잠시 가동 중단했던 기저효과가 있다 해도 실적 개선세가 뚜렷하게 보이는 셈이다.
현재 소니는 올해 회계연도(2017년 4월~2018년 3월) 연간 영업이익이 지난해보다 73% 증가한 5000억엔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는 플레이스테이션이 처음 출시되며 시장에 충격을 준 1998년 5260억엔 이후 최고 액수로 만일 이 기록이 현실화되면 72년 소니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영업이익을 달성하게 된다.
그러나 2012년 히라이 가즈오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하며 소니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시작하게 된다. 히라이 CEO는 성과가 나지 않는 노트북과 워크맨 등의 일부 전자사업을 분사했다. 또 구조조정을 단행해 조직을 슬림화했다.
대신 소니는 ‘기술 소니’ 부활을 외치며 이미지 센서에 집중하게 된다. 2015년 소니는 증자를 통해 4000억엔을 조달해 이미지센서 시장에 투자했다. 이미지센서는 스마트폰 카메라에 주로 부착되는데 사람 표정이나 움직임을 감지해 촬영하는 장치다. 웃을 때 자동으로 사진이 찍히거나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는 게 이미지 센서의 기술 중 하나다. 소니는 애플과 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이미지센서를 공급하며 실적을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기준 소니의 이미지센서 시장 점유율은 45.8%로 2위인 삼성전자(19.8%)를 크게 앞서고 있다.
올해는 TV 부문의 실적도 좋았다. 소니는 올해 초 7년만에 선보인 올레드 TV신제품 ‘브라비아’를 내세워 글로벌 시장을 공략했다. 프리미엄 시장을 집중적으로 노린 소니의 전략은 적중했고 지난해 1분기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점유율 39%를 차지하며 순항하기도 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부사장이 실적 발표 당시 “아직 3달이 지났을 뿐 미래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사업이 있어 리스크관리를 게을리 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 점 역시 이같은 상황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히라이 CEO는 영화나 음악, 게임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바탕으로 소니의 지적재산권을 강화해 소니 전자제품이라는 플랫폼과 결합하겠다는 계획을 내세운 바 있다. 그러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콘텐츠와 플랫폼을 어떻게 유기적으로 이어갈 지 명확한 경로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