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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장관이 한국을 찾아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을 상대로 카타르 단교 사태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UAE를 비롯한 아랍 4개국이 카타르 제재에 나선 건 극단주의 테러단체에 대한 카타르의 지원을 막기 위한 것뿐이라며 다른 정치적 의혹 가능성을 일축했다.
수하일 모하메드 파라즈 알 마즈루이 UAE 에너지부 장관은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카타르에 대한 제재는 테러 단체에 대한 지원을 막기 위한 것일 뿐”이라며 “테러 지원은 중동뿐 아니라 전 세계가 동의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UA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바레인 등 걸프만 인근 4개국은 지난 6월 초 카타르와 단교하고 경제를 비롯한 전 부문에 걸친 제재에 나섰다. 카타르가 테러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후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이 중재에 나섰으나 협상이 지지부진하며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우디 등을 중심으로 오히려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는 카타르 제재의 정당성을 거듭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1996년 이래 20년 동안 카타르에 좋은 이웃이 되 달라고 설득했고 카타르도 지난 2014년 걸프협력회의(GCC) 장관회의에서 이를 일부 수용했으나 결국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UAE가 현재 카타르에 요구하고 있는 13개항 역시 이때 제시한 내용과 똑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UAE 등은 현재 △알자지라 방송국 폐쇄 △이란과의 단교 △카타르 내 터키군 주둔 금지 등 안을 제시했으나 카타르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카타르 관영 알자지라는 전 세계적가 테러단체로 인정한 ‘무슬림 형제단’의 자살 테러를 합리화하고 부추기기까지 하는 방송을 내보냈다”며 “이를 중단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라크나 시리아 등 내전 지역의 테러단체와 반군에 대한 수십억달러의 현금 지원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카타르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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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마즈루이 장관은 협상 장기화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는 “우리는 상황이 악화하기를 바라지 않고 계속 대화 노력을 이어나가겠지만 테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원칙은 고수할 것”이라며 “카타르가 최근 제3국(쿠웨이트)이 제시한 중재안을 곧장 공개하는 등 현재처럼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사태가 장기화할 수도 있고 우리는 이에 대해 충분히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카타르 단교 사태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선 강경한 태도로 사실관계를 부정했다. 앞선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외교가의 말을 빌려 UAE가 이번 사태를 촉발하기 위해 카타르 국영 언론사를 해킹해 허위 보도가 나가도록 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전혀 근거 없는 의혹 제기”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런 식으로 이웃국을 공격하지 않는다”며 “이런 보도는 ‘테러 지원을 막자’는 우리의 논점을 흐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 등이 피파(FIFA)에 2022 카타르 월드컵 개최를 취소케 하려고 로비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FIFA도 사실을 확인해줄 것”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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