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안치영 기자] 고령층의 의료서비스 이용 비중이 점차 커지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60세 이상 고령자 진료비가 68조원을 돌파했으며 건강보험료의 절반 이상이 60세 이상 고령자 치료비로 쓰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2일 공개한 ‘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에 따르면 작년 한 해 60세 이상 고령자 진료비는 68조 1610억원이었다. 전체 진료비 121조 8276억원 대비 약 55.9%를 차지했다. 이 중 건강보험과 의료급여(기초수급권자 의료 지원비 등)가 60세 이상 고령자 진료비로 지출한 비용(급여비)은 53조 4377억원으로 전체 진료비 대비 약 56.9%에 달했다. 공단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건강보험 세대(가입자)당 시도별 평균 보험료가 서울 직장인 기준 16만 5336원이었는데 약 9만 2422원이 60세 이상 연령대 진료비로 사용됐다는 의미다.
| (자료=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 재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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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에서 가장 많이 치료하는 질병 또한 대부분이 노인성 질환이었다. 다빈도 입원 상병 2위로 기록된 백내장은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다. 입원 상병 3위인 폐렴과 4위인 골절 또한 고령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특히 지방은 치매로 인한 입원이 급격히 늘었다. 고령층이 많은 광역시도일수록 치매 입원 환자가 많았다. 부산과 경북은 치매가 5번째로 많이 입원한 질병이었으며 전북은 6위였다.
치매는 장기간 입원해야 하는 특성상 다른 질병보다 진료비 지출이 컸다. 작년 한 해 치매 입원 진료비는 2조 4798억원으로 이 중 건강보험에서 1조 9938억원을 지출했다. 치매 환자 한 명당 입·내원일수는 171일로 연중 절반가량 입원해있었으며 1인당 진료비는 1468만원, 건강보험 급여 지원은 1180만원으로 본인부담은 287만원이었다.
고령층 질환 관련 진료비는 증가했지만 출산 등에 쓰이는 비용은 부쩍 감소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6만 4294명을 기록했던 출산 영아 입원인 수는 2013년 19만 7391명으로 줄었다. 다만 이 수치는 실제 출생 영아 숫자가 아닌 출산으로 입원한 영아 수를 집계하는 것이기 때문에 통계청 출산 인구와는 수치가 다를 수 있다. 출산 영아 수가 줄면서 진료비도 줄었다. 2019년 1105억원을 기록했던 출산 영아 입원 진료비는 2023년 972억원으로 1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 (자료=2023년 지역별 의료이용 통계연보 재구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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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인구 고령화로 의료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보고 의대 정원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안건 중 일부 또한 이러한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탄핵 정국 속 국정 운영이 불안정해지면서 의료 개혁 로드맵이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