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수 피코그램 경영관리본부 본부장은 지난 21일 인천 부평구 피코그램 본사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는 훌륭한 정수 능력이 피코그램의 강점이다”라며 “렌탈 방식이 아닌 일시불 판매 방식에 초점을 두고, 소비자들이 손쉽게 필터 관리를 할 수 있도록 연구개발했던 전략이 유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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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한 우물’…특허만 105개로 기술력 입증
주말을 앞둔 금요일에도 피코그램(376180)의 컨베이어 벨트는 쉴새 없이 돌아갔다. 피코그램의 직원들도 분주하게 움직이며 작업에 매진했다. 정수기 시장의 성수기인 여름이 다가오고 있는 데다 해외 수출 물량이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정수기와 정수기 필터를 만드는 회사로 지난 2002년 설립된 피코그램은 20년 가까이 ‘한 우물’만 팠다. 국내 100여개 업체가 넘게 진출한 정수기 시장에서 105개의 특허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입지를 넓혔다. 지난해에는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면서 상장회사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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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터 교체를 통해 내부 오염 걱정 없이 소비자가 언제든 손쉽게 새 정수기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이 회사 경쟁력의 근간이 된 셈이다. 강 본부장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간단하게 필터를 교체해 새 정수기로 바꿀 수 있다”며 “렌탈 정수기에 비해 적은 운용 비용으로 깨끗한 물을 마실 수 있다는 점이 피코그램의 강점이다”라고 강조했다.
피코그램이 대기업들 사이에서 몸집을 불리고, 성장한 배경에는 꾸준한 연구개발이 있었다. 자체 기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피코그램은 직원 중 10% 이상을 연구원 출신으로 꾸렸다. 연구개발에 투자도 매년 늘려오고 있다. 연구 개발의 씨앗은 우수한 필터 성능과 정수 능력으로 개화했다. 시장에서도 인정받은 기술력으로 피코그램은 교원, SK매직 등에 필터를 공급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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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코그램의 시선은 글로벌 시장으로 향해 있다. 이미 저렴한 가격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지난 2020년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설립하고,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중국, 베트남, 태국 등 40여 개국에 피코그램의 정수기가 진출해 있다. 지난 20일에는 ‘2023 라스베이거스 정수 박람회’에 참가해 다양한 고객사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등 수출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피코그램의 전체 매출 비중은 국내에서 50.8%가 차지했고, 해외에서 49.2%가 발생했다.
실적전망도 밝다. 피코그램의 매출액은 △2020년 243억원 △2021년 264억원 △2022년 294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위생이 강조된 코로나19 시기에 오히려 사업성이 부각되며 경기 침체의 타격을 받지 않았다. 해외 매출 증가로 인한 영업이익도 점점 확대되고 있다. 소모품인 정수기 필터 특성상 수요도 꾸준할 것으로 피코그램을 보고 있다. 강 본부장은 “가령 정수기 한 대가 가정에 갖춰지면 필터가 꾸준히 소요된다”며 “연간 국내만 필터 약 6000만개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피코그램 전체 매출 중 52.6%가 필터 판매에서 발생하는 이유도 그 때문이다”라고 강 본부장은 덧붙였다.
신사업 확장 계획도 있다. 피코그램의 필터 기술력은 공기청정기 등 여타 생활 환경 가전으로 확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피코그램은 먼저 샤워기 필터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강 본부장은 “기존 정수기 사업은 해외 쪽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수출 계획이 더욱 커지고 있고, 이에 더해 검증된 필터 기술력으로 필터가 중요한 소형 가전 등 제품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피코그램은 향후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노력도 할 계획이다. 강 본부장은 “지난해 이미 실시한 무상증자 등 주주 환원 정책을 다방면으로 고려하고 있다”며 “주주들이 믿고 맡겨주신 만큼 회사가 외형 성장을 한 이후 주주들에게 돌려 드릴 수 있는 정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