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수학도 절대평가? '공교육 살리기'vs'사교육 조장'

새정련 수능대책위 토론회서 절대평가 도입 찬반 팽팽
전과목 절대평가 도입론엔 "대입서 수능 외면 당할 것"
  • 등록 2015-02-10 오후 7:08:27

    수정 2015-02-10 오후 7:08:27

[이데일리 조용석 기자] 2018학년도부터 절대평가로 실시되는 수능 영어처럼 수학 과목도 절대평가를 실시해야 한다는 제안에 교육계에서도 의견이 크게 엇갈렸다. 수학이 쉬워져야 공교육이 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학이 최상위 학생을 변별하기 위한 다른 장치를 마련하게 될 것이라는 의견이 출동했다.

10일 새정치민주연합 수능대책특위(위원장 안민석 국회의원)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수능 수학 절대평가 도입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는 교육 관련단체와 대학교수, 올해 수능을 치른 학생들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됐다.

발제자로 나선 최수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수학사교육포럼 대표는 현 수능 수학의 문제점으로 △줄 세우기식 상대평가 폐해로 비정상적인 교육 유발 △성취기준을 어기는 출제 △문제풀기에만 치중한 타당성 낮은 문제 등 3가지를 꼽았다.

최 대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학의 절대평가화가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수능 시험문제의 난이도는 교육과정의 성취기준과 동일해야 하고 별도의 대학별 평가시험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효과로 공교육이 정상화되고 수학 포기학생과 사교육비가 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올해 수능을 치른 학생들 사이에서도 수학 절대평가에 도입에 대한 찬반이 갈렸다.

대진고 졸업생인 이형석군은 “기출문제를 열심히 풀어서 수능 수학 1등급을 맞았지만 아직도 전혀 원리를 모르겠다. 제대로 공부했다는 생각은 한 번도 못했다”며 “절대평가를 도입해 수학이 쉬워진다면 학생들이 훨씬 재밌게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학교 졸업생인 유종우군도 “학교 수학이 문제풀기 스킬을 가르치는 교육이 된 것은 터무니없이 어려운 수능 수학 때문이다”며 “절대평가 도입이 새로운 수학교육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의견도 많았다. 수학을 절대평가 한다면 대학에서는 최상위권 학생들을 가려내기 위한 또 다른 장치를 마련하게 되고 제2의 사교육을 부추길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인헌고 졸업생 이성우군은 “수학을 절대 평가한다면 자연스럽게 다른 과목의 비중이 높아진다. 사교육도 그쪽으로 몰릴 것”이라며 “수학에서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면 대학은 수리논술 등 다른 평가방식을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발 더 나가 수능 전과목을 절대평가로 매겨 ‘풍선효과’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김윤배 성균관대 교수(전 입학처장)은 “이렇게 되면 대학이 정시에서 학생을 안 뽑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수능이 변별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상위권 대학들은 정시를 포기하고 수시로 전부 몰릴 수도 있다”며 “학생부에 의존이 높아지면 고등학교들은 내신성적 끌어올리기에 나서게 되고 결국은 안정적으로 특목고 학생 위주로 선발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대학은 절대평가로 변별력이 없어지는 것을 반대할 것”이라며 “어려운 수능은 학력신장의 지렛대가 된다고 본다. 실제 대학수학에서도 고등학교 때 배운 부분은 학생들이 잘 한다”고 덧붙였다.

송교준 교육부 대입제도과 연구사는 “수학 교육의 문제는 공감하지만 수능이 모든 원인라고 하기에는 억울한 면이 많다”며 “수학 절대평가 도입은 학생·학부모·대학이 공감하고 대화한 뒤 추진돼야 할 것 같다. 교육부도 충분히 고민해야 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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