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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에 가려진 측면이 있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차세대 폐렴구균, 로타바이러스, 장티푸스, 자궁경부암, A형 간염 등 다양한 백신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앞서가는 것은 장티푸스 백신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BMGF 지원 아래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공동개발 중인 장티푸스백신 후보물질 ‘NBP618’에 대한 국내 품목허가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허가 획득 후에는 세계보건기구 사전적격성평가(WHO PQ) 인증 절차에 돌입하며, 백신 수출에 필요한 모든 절차를 마친 후 2022년부터 글로벌 공급에 나설 방침이다. 임상 3상 결과에 따르면 임상에서는 대조군으로 사용된 접합백신에 준하는 면역반응을 확인했으며, 임상군 전 연령층에서 체내 투여 후 특별한 부작용은 발견되지 않았다.
국제 비영리단체 패스(PATH)와 공동 개발 중인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 ‘NBP613’도 임상 3상 단계다. 전 세계 로타바이러스 환자는 200만명 정도이며 연간 21만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있다. GSK의 로타릭스, MSD의 로타텍 등 2개의 로타바이러스 예방 백신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양상이다.
이들 백신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19년 기준 폐렴구균백신 64억 달러(약 7조1800억원), 자궁경부암백신 38억 달러(약 4조2600억원), 소아장염백신 16억 달러(약 1조8000억원), 장티푸스 백신 2억달러(약 2000억원) 등 총 120억 달러(한화 약 13조4500억원)에 이른다. SK바이오사이언스 측은 “기존 백신 제품 개발·상용화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백신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잠재력 높은 백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지난해부터 잇단 코로나19 백신 CMO 수주로 오는 1분기부터 매출 반영을 예상하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은 위탁생산하고 있다. 특히 노바백스 백신은 기술이전을 받아 공급 물량과 공급 시기를 자체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돼도 바이오의약품으로 타깃을 변경해 CMO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안재용 대표는 “단순히 백신 개발·생산에 머무르지 않고 바이오 분야 전체로 CMO·CDMO 사업을 확장하겠다”고 말했다.
증권가도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 이후에도 실적 모멘텀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지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합성항원 방식의 코로나 백신 후보물질 2개를 개발 중이며, 각각 임상 1상과 임상 1/2 단계”라며 “올해 안에 1개 품목으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할 계획이며, 상반기 중 1상 결과 발표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노피와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약도 맺은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자체 개발 코로나19 백신의 성공 여부가 기업가치 상향에 매우 중요하다”며 “폐렴구균백신 역시 상업화만 된다면 2025년 이후 가장 큰 수익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