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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법안통과에 핵심 키를 쥔 법제사법위원회 정원을 둘러싼 민주당과 한국당의 ‘기싸움’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국당이 1석을 부풀려 협상에 임할 경우 법사위원 1석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13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교섭단체 4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상임위 정수 조정을 포함한 실무협상을 시도했으나 합의점에 이르지 못했다. 전날 저녁에도 관련 논의를 지속했으나 결렬됐다. 여야는 당장 사흘 뒤인 16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장 선출을 앞두고 있다.
협상이 결렬된 요인은 한국당의 ‘고무줄’ 의석수 탓이다. 기존 114석을 보유했던 한국당은 서청원·정태옥 의원의 탈당으로 112석으로 줄었으나 정수 조정에서는 ‘114석’을 기준으로 협상에 나섰다. 서·정 의원의 탈당 사실을 국회 사무처에 보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당은 여론에 부담을 느낀 듯 정 의원의 탈당은 국회 사무처에 보고, 다시 113석으로 조정해 상임위 배분협상에 임하고 있다.
아울러 서청원 의원의 탈당계를 미룬 이유에 대해선 “최고참인 서 의원이 당을 위해 나가주셨다. (내부에서)배려해야 하는 의견이 있어 민주당에 협의를 건의하고 있는데 (민주당이)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민주당은 ‘꼼수’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탈당한 의원을 자당 소속으로 임의적인 분류했다는 것이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한국당이 서청원·정태옥 의원의 제적 보고를 미루고 112명이 아닌 114명을 한국당 의원수로 주장하다가, 이제는 정태옥 의원을 제외한 113명을 기준으로 상임위원 정수를 배분하라며 떼를 쓰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의원정수를 112명으로 정상화하고 정정당당하게 상임위 배분에 임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현재 법사위 정원은 17명이다. 의석수에 따라 민주당 7석, 한국당 6석을 가져가게 된다. 그러나 한국당이 112석이 아닌 113석으로 협상에 임할 경우 법사위원을 1명 더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과 같은 의석수를 점할 경우 상대적으로 한국당의 견제력이 높아지는 효과로 이어진다.
민주당 원내관계자는 “한국당이 112석으로 협상하면 법사위원을 6석이지만 113석이면 7석을 확보할 수도 있다”며 “민주당과 동수로 올라서는 것이라 매우 민감한 문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