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전선형 기자]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산출에 기준이 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년 만에 3%대를 훌쩍 넘겼다. 기준금리 인상 및 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영향을 받았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을 산 차주는 물론 전세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도 대폭 커질 전망이다.
| 서울시내 은행에 붙어 있는 대출 관련 홍보물.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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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9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월대비 0.44%포인트 상승한 3.40%로 집계됐다. 코픽스가 3.4%로 올랐던 것은 지난 2012년 7월(3.40%) 이후 10년 2개월만이다. 또 코픽스가 3%대에 진입한 건 2012년 12월(3.09%) 이후 9년 9개월만이다.
잔액기준과 신 잔액기준 코픽스도 전월 대비 역대 최대 상승폭을 경신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보다 0.27%포인트가 오른 2.52%를 기록했다. 잔액기준 코픽스가 연 2.52%까지 오른 것은 지난 2014년 12월 이후 7년 9개월 만이다. 또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전월 대비 0.25%포인트 상승한 2.04%로, 지난 2019년 7월 공시된 이후 처음으로 2%대에 올라섰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 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를 반영한다. 은행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신용대출 등의 준거금리로 활용되고 있다.
이번에 코픽스는 기준금리 인상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지난 7월 빅스텝(한번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에 이어 8월에도 0.25%포인트를 올리며, 기준금리가 2.5%로 올라섰다. 이후 은행들은 지난달부터 연 4%를 웃도는 예금 상품을 내놓으며 수신금리 경쟁을 벌였으며, 채권금리도 계속 높은 수준을 보이며 코픽스를 끌어올렸다.
코픽스가 오르면서 차주들의 부담은 계속 커지고 있다. 코픽스는 올해 1월 1.64%로 시작해 9월까지 1.76%포인트가 올랐다. 지난해 9월과 비교해서는 2.24%포인트가 상승했다. 예를 들어 올해 4월초 변동형 주담대(6개월 변동)상품을 통해 3.4% 금리(3월 기준 코픽스 1.72%)로 3억원의 돈을 빌렸다면, 코픽스 상승분(1.68%포인트)만 단순반영해도 금리는 5.08%로 뛰게 된다. 이를 토대로 원금상환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이자비용만 계산하면 지금까지 월 85만원씩(연환산 1020만원) 이자를 납부하던 차주는 18일부터 월 127만원(연환산 1524만원)으로 이자가 불어난다.
5대 시중은행(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내일(18일)부터 변동형 대출금리(주택담보대출·전세자금대출·신용대출)에 9월 코픽스 인상분을 즉각 반영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18일부터 변동형 주담대 금리를 기존 금리에 0.44%포인트를 더해 5.09~6.49%로 변경하고, 마찬가지로 우리은행도 5.68~6.48%, 농협은행도 4.94~6.04%로 올린다. 변동금리로 코픽스에 영향을 받는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상승할 전망이다. 17일 기준 4.48~6.23%이나, 18일에는 상단금리가 6.5%를 훌쩍 넘길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코픽스는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이미 이번달에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을 밟으면서 기준금리를 올렸고, 앞으로도 미국금리 인상 기조에 맞춰 기준금리를 추가로 올릴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