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강조' 이데이 노부유키 전 소니 회장 별세

지난 2일 간부전으로 별세…향년 84세
디지털·콘텐츠 강조하며 '모바일 시대' 예측
선구안 있었으나 실행 못한 '비운의 CEO'
  • 등록 2022-06-07 오후 5:43:27

    수정 2022-06-07 오후 5:43:27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이데이 노부유키(사진) 전 소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일 도쿄에서 간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소니가 7일 발표했다. 향년 84세.

(사진= AFP)


소니의 공동 창업자인 이부카 마사루의 사위인 이데이 전 회장은 1960년 와세다대 정경학부를 졸업하고 곧바로 소니에 입사했다. 소니 유럽에서 근무하면서 쌓은 국제적인 감각과 탁월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 승진을 거듭한 끝에 1995년 오가 노리오 전 회장의 후임으로 사장에 취임했다.

사장에 취임한 이후에는 이른바 ‘디지털 드림 키즈(Digital Dream Kids)’ 전략을 발표하며 크게 주목받았다. 디지털 시대에서 자란 신세대를 만족시킬 독창적인 상품을 만들자는 것으로, 당시로서는 미래를 정확히 예측한 선구안이었다. 1998년에는 CEO에 자리에 올랐으며 2000년부터 2005년까지 회장 겸 CEO로 활동했다.

이데이 전 회장은 하드웨어 보다는 콘텐츠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2년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소니를 맡았을 때 패널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고 말해 비난을 받았다”며 “토요타가 자동차를 만들 때 신일본제철에서 철강을 구입하는데, 가치는 철이 아니라 자동차에 있다”고 말했다.

재임 기간 이데이 전 회장이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집중한 점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덕분에 플레이스테이션(PS) 게임기 사업을 확대했다. 또한 PC 브랜드 바이오(VAIO)를 출시했으며, 통신장비 업체 에릭슨과 합작해 휴대전화 단말기 회사 소니에릭슨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다만, 그가 소니를 이끄는 동안 소니가 주도했던 휴대용 음악산업의 주도권을 애플에 내줬고 TV 사업에서는 국내 경쟁업체와 한국 기업들에 밀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5년에는 수익 악화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임하면서 첫 외국인 경영자인 하워드 스트링어를 후임자로 선택했다.

요시다 겐이치로 소니 CEO는 성명을 통해 “인터넷의 영향을 예측하고 소니의 디지털화를 적극적으로 이끈 고인의 선견지명이 오늘날까지 나를 놀라게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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