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말 외국인 '셀코리아'에 코스피 털썩…증시 어디로

MSCI 리밸런싱에 외인 2.4조 매도…역대 최대
MSCI 내 인도·쿠웨이트 비중 늘면서 한국 비중 줄어
증시 펀더멘탈과 무관한 이슈…상승세 유지 예상
연말 2700선까지 예상…"중요 경제지표 지켜봐야"
  • 등록 2020-11-30 오후 5:10:26

    수정 2020-11-30 오후 9:45:48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코스피 지수가 일주일 만에 2600선이 깨졌다. 특히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MSCI) 지수 리밸런싱이라는 이벤트로 외국인이 역대 최대 순매도 규모를 보이면서 지수가 급락했다.

30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2.11포인트(1.60%) 내린 2591.34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코스피는 2648.05로 전 거래일(2633.45)보다 상승 출발했고, 장중에는 2648.66까지 치솟으면서 역대 장중 최고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개장 15분여 만에 하락 반전한 후 낙폭을 키웠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2조1905억원에 달하는 물량을 사들였음에도 외국인이 2조4031억원어치 내다 팔면서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개인과 외국인은 장 막판 동시 호가에서 1조원 이상의 변동을 보였고 이날 개인은 역대 최대 매수, 외국인은 역대 최대 매도를 보였다.

강송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MSCI 지수 리밸런싱(30일)이 있어서 외국인 매도세를 예상하고 있었다”며 “특히 인도, 쿠웨이트 비중이 늘어나면서 한국의 비중이 다른 때보다 더욱 줄어들어서 외국인 매도가 나왔고 이를 개인이 받는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애초 시장에서는 MSCI 신흥국(EM) 내에서 국가별 비중 변화를 보면 한국 비중이 11.73%로 0.29%포인트 감소할 것으로 계산, 이로 인해 출회될 수 있는 패시브 물량은 최대 2조원 가량을 예상하고 있었다. 이외 MSCI 한국 스탠다드 지수에 SK바이오팜(326030), SK케미칼(285130), 두산중공업(034020) 등 세 종목이 신규 편입되고 BNK금융지주(138930), 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 아모레퍼시픽우(090435) 등 세 종목은 편출된다.

다만 강 연구원은 “MSCI 지수 리밸런싱은 단기적인 이슈”라며 “증시 펀더멘탈과는 무관한 이슈이므로 상승 추세라는 큰 그림의 반전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 27일 기준으로는 11월 코스피가 16.2% 상승해 월간 수익률 기준 2002년 이후 최고치(직전 최고치는 2001년 11월 19.7%)를 기록했다. 하지만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은 월초 11.4배에서 12.8배로 13.0% 상승했고 12개월 선행 EPS는 2.8% 증가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주가 밸류에이션이 현재와 같다고 가정하고, 2021년 예상 주당순이익(EPS)을 적용하면 코스피가 연말 2700선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가들의 매수우위 국면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7일까지 7조원을 웃도는 매수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2018년 이후 누적 순매도 규모는 25조원에 달하는 상태라 적어도 비운 것만큼은 채워야 할 것이란 분석이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수는 짧게 끝나지 않는다”며 “외국인들은 한번 사면 1개~2개 분기 이상 지속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2008년 이후 월간 단위로 외국인 순매수가 지속됐던 사례들을 보면 평균적으로 외국인들은 8개월 동안, 중간값으로는 4개월 동안 월 평균 2조원 규모의 순매수를 나타냈다”며 “더구나 현재는 달러 약세, 미국 및 한국 장기금리 상승, 유가 상승 등 외국인 투자가들이 순매수를 보이는 여러 조건이 맞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에서는 미국 선물지수 하락, 지난주 대만증시에서의 외국인 매도 출회, 외국인 현물 매도와 함께 선물 매도 등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물 출회가 일회성이라고 장담하기는 어렵다고도 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피로도가 누적되는 가운데 작은 균열의 조짐들이 단기 변동성을 자극할 가능성은 열어두어야 할 시점”이라며 “궁극적으로는 월말, 월초를 맞아 발표되는 중요 경제지표들의 결과가 외국인 투자심리, 외환시장의 향배를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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