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앙당 해체?..또 불거지는 계파갈등

친박 맏형 서청원 탈당.."친박 친이 비극적 도돌이표 끝내야"
친홍계 심판 대신 친박계 타깃.."복당파 김무성 등 세력화 의도"
"외부인사 비대위?..오바마라면 모를까 위중한 현실 모른다"
  • 등록 2018-06-20 오후 4:57:12

    수정 2018-06-20 오후 4:57:12

19일 오전 국회 자유한국당 대회의실에서 열린 당 소속 초선 의원 모임에서 한 참석 의원이 당 재건 및 개혁 등에 관한 현안이 정리된 메모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자유한국당이 대국민 사과 퍼포먼스를 벌인 지 일주일도 안 돼 당내 계파싸움이 불거지고 있다. 친박이냐 비박이냐 해묵은 논쟁의 발단은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의 ‘중앙당 해체’ 발언에서 시작됐다.

“김 권한대행이 오바했다. 비주류에서 주류로 주도권을 쥐려는 세력이 있다”는 견해와 “김 권한대행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입장이 맞서는 모양새다.

친박의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20일 페이스북에 탈당의사를 밝혔다. 서 의원은 ‘평생 몸담았던 당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에서 “당에 도움을 드릴 수 없기에 조용히 자리를 비켜드리겠다”고 했다. 그는 “친이 친박의 분쟁이 끊임없이 반복되며 한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 역사에 기록될 ‘비극적 도돌이표’”라며 “이제 연부역강(나이는 젊고 힘은 강함)한 후배 정치인들이 정치를 바로 세워주시고,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열어주시길 간곡히 당부한다”고 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후 끊임없는 탈당 요구에도 당을 지키던 서 의원이 탈당한 것을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한국당 관계자는 “김무성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며 친박계 중진들에게도 불출마를 압박했지만, 서 의원은 불출마 대신 당을 나가 당분간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했다. 김무성 의원은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당을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혀 차기 당권 도전이 확실시된다.

이 관계자는 “김성태 권한대행이 ‘중앙당 청산’등을 내세우며 전권을 쥐겠다고 하면서 6.13 지방선거 패배에 책임있는 친홍계를 심판하지 않고, 계파싸움을 붙이고 있다”며 “계파싸움 이면에는 결국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와 이주영, 유기준 등 PK 지역의원들이 합세해 총선을 치르려는 의도”라고 해석했다. 3선 이상 중진들에 대한 불출마 요구도 비슷한 맥락으로 풀이된다.

김성태 대표권한대행은 이날 라디오에서 “우리가 제대로 국민 뜻을 받들지 못하고, 차일피일 시간 미루다가 대충 끝내 버린다면 다음 총선에서 저희들이 해체될 것”이라며 위기감을 표했다. 김 권한대행은 21일 의원총회를 통해 쇄신안을 설명하고, 의원들의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현재 외부영입 비대위원장으로는 김병준 전 총리, 박형준 교수 등이 거론된다.

하지만 중앙당 해체 선언과 외부 인사를 영입해 꾸리는 비상대책위원회만으로는 한국당이 쇄신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그동안 역사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전문정당이 많았고, 비대위를 꾸릴 때마다 외부인사를 영입했다”며 “이 정도의 진부함으로 지금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지금의 현상이 얼마나 위중한 지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비대위원장으로 오바마를 데리고 올 수 있으면 할 만하다. 그렇지 않다면 할 필요가 없다”고 일갈했다. 신 교수는 한국당이 해체를 선언하고, 무소속으로 6개월에서 1년간 버티다가 총선을 앞두고 자연스럽게 세력화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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