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슈퍼 乙’도 한파…장비 수요 급감

ASML 3Q 매출 75억유로…전분기比 19.6%↑
장비 수주는 절반 ‘뚝’…”시장 회복 늦어져”
  • 등록 2024-10-16 오후 5:14:16

    수정 2024-10-16 오후 5:14:16

[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반도체 ‘슈퍼 을(乙)’로 불리는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이 실적 쇼크를 예고했다. 인공지능(AI)에 기반한 반도체 수요는 탄탄하지만 레거시(구공정) 메모리 및 파운드리 등은 시장 부진이 이어지면서 반도체 장비 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 (사진=ASML)
ASML은 올해 3분기 매출 74억6700만유로, 당기순이익은 20억7700만유로를 기록했다고 16일 밝혔다. 전분기 대비 매출은 19.6%, 당기순이익은 31.6% 증가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최고경영자(CEO)는 “3분기 총 순매출은 전망치를 상회했고 매출총이익률은 50.8%로 전망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예약매출은 26억3300만유로에 그쳤다. 극자외선(EUV)노광장비 약 14억유로를 포함한 금액으로, 전분기 대비 52.7% 떨어졌다.

푸케 CEO는 “AI 분야는 강한 상승 잠재력이 지속하지만 다른 부문의 시장은 회복에 시간이 더 소요되고 있다”며 “이 같은 회복세는 내년에도 이어져 고객들은 신중한 입장을 견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로직 부문은 파운드리간 경쟁으로 일부 고객의 신규 노드 램프업 속도가 둔화되며 지연이 발생하고 EUV 등 리소그래피의 수요 시점이 변경됐다”고 덧붙였다.

ASML의 고객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ASML 장비를 사용하는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다. 현재 AI 메모리 수요는 견조하지만 범용 메모리는 레거시 제품 위주로 수요가 부진한 상태이고, 삼성전자와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도 상황이 좋지 못하다. ASML의 예약매출 감소는 이 같은 상황이 반영됐다.

ASML은 올해 4분기 매출로 88억~92억유로, 매출총이익률은 49%~50%를 예상했다. 내년 매출은 300억∼350억유로를 제시했다. 내년 전망치는 ASML이 기존에 제시한 목표치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358억유로에도 미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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