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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의 이번 방한은 오는 23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인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관심이 주목된다.
4일 외교부에 따르면 스틸웰 차관보는 오는 5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한 기간 중에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1차관 등을 비롯해 청와대 및 국방부 고위 인사들과 두루 만남을 갖게 될 전망이다.
지난 7월 방한 당시에도 그는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이도훈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등을 만난 바 있다.
스틸웰 차관보는 이번 방문 기간 동안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와 스틸웰 차관보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 계기로 태국 방콕에서 양자 협의를 가진 뒤 한국의 신남방정책과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협력 동향을 정리한 ‘공동 설명서’(Joint Fact Sheet)를 공개하기도 했다.
미국은 공개적으로 우리 정부측에 지소미아 연장을 촉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을 방문 중인 마크 내퍼 미 국무부 한국일본담당 부차관보 역시 지난 2일 일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소미아 문제를 포함해 한일 간 대립 장기화가 한미일 연대에 악영향을 미친다”며 “베이징, 모스크바, 평양에 기뻐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이날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간 예정에 없던 깜짝 단독 환담이 성사되면서 한·일 관계 회복의 돌파구 마련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다만 현재 지소미아에 대한 우리 정부측 입장은 확고하다. 지소미아를 연장하기 위해서는 일본의 수출 규제 철회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도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우리 안보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이런 것(지소미아)들이 계속 유지돼야 한단 입장”이라면서도 “다만 일본에서 안보상의 문제로 수출규제와 화이트리스트 배제 등을 하다 보니 그런 부분들을 같이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일본 역시 강제징용의 해법을 마련하지 않는 이상 수출 규제를 철회하지 않겠다고 맞서고 있어 큰 이변이 없는 한 지소미아는 파기 수순을 밟게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에 우리 정부측은 오히려 미측에 중재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차관보는 앞서 스틸웰 차관보와의 만남에서 한일갈등 상황과 관련해 대화로 합리적 해법을 마련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고 한일관계 개선을 위한 과정에서 미국이 가능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