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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기자]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재수사하는 검찰이 안용찬(60) 전 애경산업 대표를 다시 소환했다. 한차례 영장이 기각된 안 전 대표에 대해 다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이날 오전 안 전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재소환해 조사했다.
애경산업은 SK케미칼이 제조한 가습기살균제인 ‘가습기메이트’를 받아 2002년부터 2011년 8월까지 시중에 판매했다. 안 전 대표는 애경산업 측이 가습기메이트 원료물질(CMIT·MIT) 인체 유해성을 알 수 있는데도 안전성 검사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제품을 팔아 소비자 건강을 해치는데 관여했다는 혐의(업무상과실치사상 등)를 받는다. 그는 지난 1995년부터 2017년까지 애경산업 대표로 재직했다.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제품 출시와 관련한 피의자의 주의의무 위반여부 및 그 정도나 결과 발생에 대한 책임 범위에 관해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현 단계에서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 내지 구속 필요성과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이 이날 안 전 대표를 재소환한 것은 혐의 입증을 위한 보강수사 차원이다. 애경산업 측은 SK케미칼에서 완제품을 받은 판매자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애경산업이 판매자로서 가습기살균제 원료물질의 유해성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 안 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5일 증거인멸 교사와 증거은닉 교사 혐의로 고광현(62) 전 애경산업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고 전 대표와 함께 구속된 양모 전 애경산업 전무도 증거인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들이 지난 2016년부터 최근까지 가습기메이트 유해성을 입증하는 자료와 이와 관련한 내부 보고자료 등을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