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도 이날 친(親)군부 정당인 팔랑쁘라차랏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공식 수락했다.
태국 국민의 절대적 지지를 받는 왕실의 공주가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지지하는 정당의 총리 후보로 나서면서, 군부 정권 수장인 쁘라윳 총리의 재집권 시나리오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부 정권과 ‘탁신계’ 정당 간 팽팽한 힘겨루기 양상이 예상되던 태국 총선 구도도 소용돌이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우본랏타나 공주는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 지지 세력인 푸어타이당의 ‘자매정당’인 타이락사차트당의 총리 후보로 공식 지명됐다.
당 관계자는 이날 오전 태국 선관위에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
우본랏타나 공주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함께 걸어갈 것”이라고 적었다.
우본랏타나는 2006년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전 총리와, 그의 여동생이자 역시 2014년 쿠데타로 실각해 해외를 떠도는 잉락 친나왓 전 총리와 함께 지난해 러시아 월드컵 당시 동행한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태국은 1932년 절대왕정을 종식하고 입헌군주제로 전환했지만, 태국 국왕과 왕실의 권위는 다른 나라에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다.
이와 관련, AFP 통신은 우본랏타나 공주의 총리 후보 출마는 재집권을 노리는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구상에 타격을 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태국 영문 일간지 방콕포스트도 공주의 총리 후보 출마로 3·24 총선 정국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군부와 가까운 국민개혁당은 “우본랏타나 공주의 후보 지명은 정당이 왕가를 선거운동에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있다”면서 “선관위에 타이락사차트당의 총리 후보 지명을 무효로 할지 결정해줄 것을 촉구하는 서한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우본랏타나 공주는 1972년 미국인과 결혼하면서 왕족 신분을 포기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왕실의 일원으로 보고 있다.
선관위는 일주일 내에 총리 후보 지명의 적법성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