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당선…"계파 아닌 미래 선택"(종합)

11일 원내대표 및 정책위의장 선출 의원총회
친박·잔류파 지지로 당 역학 구도 변화 전망
압도적 선거 결과에 "통합 단초 보여" 자신감
"반대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 정당될 것"
  • 등록 2018-12-11 오후 6:43:36

    수정 2018-12-11 오후 7:25:52

[이데일리 노진환 기자] 1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오른쪽 두번째) 의원과 정책위의장에 선출된 정용기(왼쪽 두번째) 의원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손을 잡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 함진규 전임 정책위의장.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4선의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11일 3선의 김학용 의원을 꺾고 신임 한국당 원내대표로 선출됐다. 친박(박근혜)·잔류파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나 의원이 김무성 의원 비서실장을 지낸 비박·바른정당 출신 복당파 대표 후보인 김 의원을 큰 표차이로 꺾음에 따라 당내 역학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나 의원은 경선 직전 당내 예상대로 유리한 판세를 그대로 이어가면서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다. 특히 복당파 좌장(座長)격인 김무성 의원계를 포함해 일부 부산 지역 의원을 제외한 영남 지역 의원들의 표심 확보가 승부를 갈랐다는 분석이다.

투표권 있는 103명 전원 표 행사, 건곤일척 승부

비박·복당파는 막판 김학용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김무성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는 등 세 결집에 나섰지만 고배를 마셨다. 나 의원은 친박·잔류파로 분류되는 충청지역 재선 정용기 의원을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로 점찍으면서 막판 표 관리에도 만전을 기했다.

당내에서는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에 이어 또 복당파가 원내지도부를 차지해서는 안 된다”는 친박·잔류파의 위기감이 나 의원 승리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중론이다. 또 김성태 전임 원내대표와 성향이 비슷한 ‘투쟁형’ 스타일의 김학용 의원에 대한 일부 우려도 작용했다는 말이 나온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 역시 사실상 친박·잔류파와 비박·복당파 간 세 대결로 치러진 만큼 나 원내대표에게 계파 통합은 당면한 숙제다. 원내대표 선거에서 검찰 기소 등으로 당원권이 정지돼 투표권을 박탈당한 9명 외에 103명 의원 전원이 표를 행사한 것도 계파 간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였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연직 비대위원이 되는 나 의원이 당장 눈앞으로 다가온 당협위원장 교체를 통한 인적청산 과정에서 어떤 목소리를 낼지도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대여 협상 경험이 없는 부분에 대해서는 “제대로 할지 걱정”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당장 김학용 의원의 당선을 점쳤던 여권도 당황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나 의원을 상대로는 협상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나 의원이 그동안 입장이 오락가락 한 것도 있고 좋은 자리에만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도와줄 것 도와주고 안 되는 것은 분명히 반대”

나 의원은 당선 직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당 내부와 보수 통합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나 의원은 “(의원들이) 과거의 계파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미래를 선택했다”며 “선거 표수 결과가 보여주는 것처럼 통합의 단초를 보여줬다”고 자평했다. 당내에서 박빙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68표를 얻어 35표에 그친 김학용 의원을 압도한 점과 관련, 자신감을 나타낸 것이다.

나 의원은 “보수통합 부분은 우리당 문을 활짝 열어놔야 한다”며 “당 대 당 통합을 할 수도 있지만 원하시는 의원님과 함께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금 좌우 정당이 균형을 맞춰야 하는데 저희 우파 정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 데 부족함이 있었고 그 부족함을 채우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며 “다른 것을 다 떠나서 반대만 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정당이 될 것. 여당과 관계에 있어서도 과감하게 협상해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절대 안 되는 것은 분명히 반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향후 구체적인 원내운영 로드맵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을 주장하면서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는 손학규 바른미래당·이정미 정의당 대표에 대해서는 “정치개혁특별위원회가 12월 말까지로 시한이 얼마 안 남았다”며 “당내 의견을 수렴하고 정개특위 시한을 연장함으로써 천천히 논의해 풀 문제”라고 설명했다.

△다음은 나경원 신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주요 약력이다.

-1963년 서울 출생

-계성초·숭의여중·서울여고 졸업

-서울대 법학과 졸업

-서울대 대학원 법학 석사

-서울대 대학원 국제법학 박사 수료

-부산지법·인천지법·서울행정법원 판사

-제17·18·19·20대 국회의원

-제19대 국회 후반기 외교통일위원장

-한나라당 대변인

-한나라당 최고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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