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낮추고 성과도 공개했지만…험난한 블루포인트의 IPO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 받은 블루포인트
몸값 낮추고 회수 실적 공개하며 자진 수정
''신생 기업'' 대상 비즈니스 AC 특성이 ''발목''
"피투자회사 평가 등 구체성 확보 필요"
  • 등록 2023-03-06 오후 7:25:52

    수정 2023-03-06 오후 7:25:52

[이데일리 김근우 기자] ‘국내 1호 상장 엑셀러레이터(AC)’에 도전하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블루포인트)의 기업공개(IPO) 일정이 다시 한 번 연기됐다. 수요예측을 앞둔 시점, 금융감독원이 증권신고서의 정정을 요구하면서다. 유동성 축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신생 기업’을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AC의 특성이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사진=블루포인트파트너스)
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루포인트는 지난 3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증권신고서에 대한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았다. 블루포인트가 IPO 절차를 이어가려면 다시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해야 한다.

블루포인트는 지난 2020년 이미 한 차례 IPO를 추진했으나 ‘생소한 비즈니스’라는 평가 속에 상장 절차를 자진해서 철회했다.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4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 승인을 얻어내며 재도전에 나섰다.

회사는 이미 자발적으로 여러차례 증권신고서를 수정해왔다. 할인율을 높여 몸값을 낮추고, 기업가치를 산정하는데 필요한 피어그룹(비교기업군)을 수정했으며, 다소 민감할 수 있는 투자성과까지 구체적으로 기재하며 애써왔다.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받기 전 블루포인트의 희망공모가 밴드(8500~1만원)를 기준으로 한 기업가치는 약 1263억~1485억원 수준이다. 지난 2019년 프리IPO(상장 전 투자) 당시 1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을 감안하면 비교기업 수정 등을 통해 밸류에이션 책정에 객관성을 더하려는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2014년 회사 설립 이후 총 276곳의 기업에 투자해 최근 4년간 65건의 회수 실적을 올린 내역 역시 공개했다. 대표적인 엑시트(Exit) 기업으로는 원금 대비 100배 이상의 수익을 올린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 ‘고팍스’ 운영사인 ‘스트리미’가 있다.

다만 이번 정정 요구는 단순히 ‘생소한 비즈니스’이기 때문이라기 보다 ‘신생 기업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라는 회사 고유의 특성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AC는 VC(벤처캐피탈)에 비해서도 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초기창업자를 발굴해 회사에 투자하고 육성까지 돕는다.

최근 성장성을 인정받으며 큰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 벤처기업조차도 사세가 급격히 기울거나 심하면 파산에 이르는 사례까지 생기고 있다. 일부 VC 관계자들 사이에서 나오는 “올해는 수익률보다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두고 런웨이(Runway, 추가 투자 없이 스타트업이 생존할 수 있는 기간으로, 보유 현금을 월 사용 현금으로 나눈 값)를 계속 체크하고 있다”는 얘기도 같은 맥락이다.

블루포인트의 증권신고서와 관련해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투자 위험요소 측면에서 다소 불충분한 측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부득이 정정 요구를 했다”며 “특히 3년 이내의 신생 기업들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회사이므로, 피투자회사의 평가와 관련한 부분에 대한 정보의 구체성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처분 이익에 대한 부분은 보완이 됐으나, 또 다른 축인 평가이익 역시 어떻게 산출했는지에 대한 부분을 보다 구체적으로 기재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 밖에 다른 리스크 요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기재할 것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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