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효중 기자] 오는 13일 코스피 상장을 앞둔 케이카의 수요예측에서 99%에 달하는 기관 투자자들이 의무보유 ‘미확약’을 건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예측에 이어 청약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상황에서 상장 첫날 주가 흐름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6일 케이카의 증권 발행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케이카의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 투자자들의 371곳 중 368곳이 의무보유 ‘미확약’을 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식 수 기준으로는 기관이 청약한 2억9619만주 가운데 2억8164만주는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다. 의무보유확약이 설정되지 않은 주식은 상장 초기 쏟아져나올 수 있는 확률이 있어 상장 첫날 주가에 부담이 될 수 있다.
케이카는 앞선 수요예측과 청약에서 모두 ‘기대 이하’의 결과를 냈다. 지난달 진행된 수요예측에서는 경쟁률은 40대 1에 그쳤고, 수요예측에서 공모가를 희망 밴드(3만4300~4만3200원) 최하단에서 27%를 깎은 2만5000원으로 결정했다.
이어 일반 투자자 대상의 청약 경쟁률 역시 8.72대 1로 집계, 이에 따른 증거금은 약 3668억원에 그쳤다. 이는 올해 코스피(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공개(IPO)를 진행했던 종목 중
크래프톤(259960)(7.79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부진하다.
우리사주조합의 청약 현황 역시 1건에 그쳤다.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수량은 전체의 20%인 269만2846주지만, 1건의 신청(수량 기준 30만3910주)밖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최종 배정 결과 우리사주조합의 지분율은 2.3%에 그치게 됐다.
여기에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가 6개월여만에 ‘3000선 붕괴’에 넘어 2900선까지 위협하는 등 급락하고 있는 상황도 부정적이다. 미국 부채 한도 협상 지연 등 정치적 불확실성, 화석 연료발(發)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이 증시 불안을 키우고 있는 만큼 ‘상장 첫날 시장 흐름’과 ‘수급’에 영향받기 쉬운 새내기 종목에겐 악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내 1위 온라인 중고차 플랫폼이라는 강점은 시장에서 유효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100% 직영 인증 중고차, 합리적인 가격 정책, 3일 책임 환불제와 전국 1일 배송 등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쌓아온 만큼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적 역시 올해 상반기 영업익 385억원을 기록, 반기 기준 최대를 기록했다.
한편 케이카는 납입 및 환불 절차를 마무리하고 오는 13일 코스피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