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공모청약 첫날 참가자가 100만명에 육박했다. 중복청약이 불가능한만큼 청약자들은 1주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증권사별 경쟁률을 지켜보며 청약 둘째날 마감때까지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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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상장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청약 첫날 통합 경쟁률은 37.8대 1을 기록했다. 청약 건수는 약 96만건이며 총 1636만2500주 모집에 6억1806만420주의 청약 수량이 모였다. 증거금은 총 12조521억7819만원이 몰렸다. 중복청약이 가능했던 상반기 대어들의 성적에는 못 미쳤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첫날 기록은 14조1000억원,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2조2000억원이었다.
증권사별로는 대표 주관사인 KB증권(증거금 6조6214억원)이 경쟁률 38.5대 1을 기록했다. 경쟁률이 가장 높은 곳은 한국투자증권(4조5870억원)으로 39.4대 1, 하나금융투자(5969억원)는 32.4대 1으로 집계됐다. 현대차증권(2369억원)은 19.3대 1으로 경쟁률이 가장 낮았다. 4개사의 청약 건수는 96만2810건이었다.
| 서울 여의도 KB증권 영업부금융센터.(사진=이데일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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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임에도 전략싸움이 치열했다. A씨(여·58세)는 “카카오뱅크 공모주 배정물량은 KB증권이 가장 많은데,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할 것 같아서 한국투자증권을 찾았다”고 전했다. B씨(남·83세)는 “배정 물량이 가장 많은 KB증권에 가족(3명)들까지 2억원 넘게 넣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둘째날 막판까지 경쟁률을 지켜보며 청약에 나서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청약 열기와는 별개로 카카오뱅크 기업가치에 대한 논란은 이어졌다. 이날 SK증권은
한국금융지주(071050)에 대한 리포트에서 카카오뱅크의 공모가격이 상단인 3만9000원으로 확정되는 등 IPO가 흥행하면서 기업가치 기대감이 높아진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카카오뱅크의 기업가치를 주당 6만4000원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반면 BNK투자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위한 지속적인 이익 창출에 장기적인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하며, 투자의견 ‘매도’를 제시했다. 목표주가(6개월)는 2만4000원으로 설정했다. 플랫폼을 활용한 양질의 금융서비스 제공은 긍정적이지만, 상장은행 수준의 비이자이익을 실현 등이 쉽지 않을 과제가 될 것이란 판단이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뱅크 비교기업 평균 자기자본이익률(ROE)는 31%로, 10%를 큰 폭 상회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할 때 이해하기 힘든 비교기업을 선정했다”며 “높은 프리미엄이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비이자이익 확대가 필수지만 국내 여건을 감안하면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