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독립' 선언에 車기업 자체생산 가속화될까(종합)

폭스바겐, 10년 내 6곳의 기가팩토리 설립 계획 발표
배터리 자체생산·각형 전환 통해 비용 30~50% 절감
국내 배터리기업 타격 불가피..가격경쟁 치열해 질 듯
"전기차 배터리 놓고 車기업-배터리기업 경쟁할 것"
  • 등록 2021-03-16 오후 5:13:46

    수정 2021-03-16 오후 9:34:57

[이데일리 이승현 경계영 기자] 세계 1위 자동차기업인 폭스바겐그룹이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하기로 하면서 자동차업계와 배터리업계 양쪽 모두에서 파장이 일고 있다. 자동차 기업들은 폭스바겐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자체 생산 체제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이고, 배터리 기업들은 자동차 기업들과 배터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폭스바겐그룹 헤르베르트 디스(Herbert Diess)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파워데이에서 배터리와 충전 기술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폭스바겐그룹)


◇2030년까지 연간 240GWh 규모 배터리 공장 건립 추진


폭스바겐그룹은 15일(현지시간) 독일 볼프스부르크에서 열린 파워데이에서 2030년까지 추진할 배터리와 충전 부문의 기술 로드맵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2025년 이후 배터리 셀을 자체 제작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폭스바겐그룹 경영이사회 기술 부문 이사이자 폭스바겐그룹 컴포넌츠 최고경영자인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 셀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기 위해 파트너들과 협력, 2030년까지 유럽에서만 총 6곳의 기가팩토리를 설립 및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기가팩토리는 완공 후 연간 생산량 240GWh 규모로 배터리 셀을 생산할 방침이다. 첫 두 공장은 스웨덴의 셸레프테오(2023년)와 독일 잘츠기터(2025년)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연간 생산량은 두 곳 모두 최대 40GWh 규모로 단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이 자체 배터리 제조 시설 구축을 추진하는 것은 급속히 늘어나는 배터리 물량의 안정적 확보와 배터리 가격 절감을 위해서다.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의 비용과 복잡성을 낮추면서 수명과 성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또 자체 생산 계획 외에도 새로운 통합 셀을 통해 상당한 비용절감 효과가 예상된다. 폭스바겐그룹은 그동안 사용해 오던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각형 통합 셀로 전환하기로 했다. 새로운 셀은 2023년에 첫 선을 보여, 2030년에는 그룹 산하 모든 브랜드의 최대 80%에 달하는 전기차에 장착될 예정이다.

이에 그룹은 엔트리급 세그먼트에서 배터리 비용을 50%까지, 볼륨 세그먼트에서 30%까지 배터리 비용을 점진적으로 절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토마스 슈말은 “배터리에 있어 고객들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가진 규모의 경제를 활용할 것”이라며 “배터리 시스템 비용을 킬로와트시(kWh)당 평균 100유로 이하로 낮출 것”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만드는 파우치형(위쪽) 배터리와 원통형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가격경쟁력 확보가 향후 배터리 시장 좌우할 듯


이번 폭스바겐그룹의 발표에 따라 당장 영향을 받는 것은 LG(003550)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096770) 등 국내 배터리기업들이다. 두 곳 모두 현재 폭스바겐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폭스바겐의 전용 플랫폼 MEB의 1차 물량을, SK이노베이션은 2차 물량을 수주했다. 하지만 폭스바겐이 자체 생산 시스템을 갖추는 2025년 이후에는 주요한 거래처 한곳을 잃게 된다. 특히 두 회사 모두 파우치형 배터리 셀을 만드는 반면 폭스바겐은 각형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히면서 더욱 거래가 어렵게 됐다.

다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이 매년 급성장하고 있는 만큼 배터리기업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더 큰 문제는 가격 경쟁이다. 폭스바겐이 배터리 자체 생산을 추진하는 것은 전기차 부품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다. 폭스바겐이 기술개발과 규모의 경제 등을 통해 발표한 대로 배터리 가격을 30~50%정도 낮춘다면 배터리 기업들 역시 그 정도 수준의 가격 인하가 있어야 경쟁이 가능해진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기업들 역시 가격을 낮추기 위한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적잖은 영향이 예상된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인 테슬라가 지난해 ‘배터리데이’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을 발표한 데 이어 2위인 폭스바겐 역시 자체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다른 자동차기업들 역시 자체 생산에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의 안정적 공급과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체 생산이 불가피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GM은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으로 미국에 배터리 공장을 건립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자동차 기업들이 배터리 확보를 위해 자체 생산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며 “향후 전기차 배터리를 놓고 자동차기업과 배터리기업간 경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비상계엄령'
  • 김고은 '숏컷 어떤가요?'
  • 청룡 여신들
  • "으아악!"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