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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공기관이 경영 평가에 얼마나 민감한지 보여주는 사례였다. 직원들이 자기네 기관 평가 등급을 미리 알아내려고 경쟁하다가 빚은 해프닝인 것이다. 공공기관은 경영 평가 등급에 따라 직원 성과급과 기관장 인사 등이 결정된다.
이처럼 공공기관 사이 ‘뜨거운 감자’인 경영 평가 제도를 문재인 정부가 30여 년 만에 전면 개편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평가에 공공기관 노동조합이 직접 참여하는 문제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회사 사정을 제일 잘 아는 노조 견해가 평가에 반영돼야 한다”는 주장과 “‘셀프 평가’가 공정성을 해칠 것”이라는 반론이 팽팽하게 맞선다.
정부, 公기관 경영평가단 개편 추진
문제는 공공기관 노조가 경영 평가 주체가 되는 것이 바람직 하느냐다.
현행 평가단은 법 시행령에 따라 △대학교수 △정부 출연 연구기관 소속 박사 △5년 이상 실무 경험이 있는 회계사·변호사 및 경영 자문 전문가 △이외 공공기관 운영 및 경영 관리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 등으로 이뤄진다. 모두 외부 인사다.
작년 공공기관 경영 실적을 평가한 평가단의 경우 교수 71명, 회계사·변호사·노무사 등 전문직 30명, 학회·연구원·재단 등 전문가 7명, 지원 간사 1명 등 총 109명으로 구성됐다. 교수가 전체 평가위원의 65%를 차지하는 등 특정 직종 쏠림 현상이 심하다. 이 때문에 기관 이해도가 낮고 평가의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평가 과정이 폐쇄적인 탓에 공공기관이 높은 점수를 받으려고 평가단 소속 교수에게 연구 용역을 맡기는 등 ‘뒷거래’도 적지 않았다.
노조 경영평가단 참여 “투명성 높아진다” VS “공정성 저해”
반론도 많다. 공공기관 노조나 노조 추천 인사가 직접 평가단에 참여하는 것은 ‘선수가 심판을 보는 격’이라는 지적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그간 공공기관 경영 평가를 노조 관여 없이 진행해 불신이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평가 결과의 수용도를 높이기 위해 노조 참여를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노조도 공기업 구성원으로서 정부의 경영 평가 대상인 만큼 직접 평가에 참여하면 공정성이 깨지고 경영 평가를 통해 정부가 추진하려는 정책도 무력화되는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노조 성향에 맞는 기관에 점수를 후하게 주거나, 정부가 정책적 필요에 따라 평가 배점을 높인 지표에 일부러 같은 점수를 부여해 변별력을 없애는 등 정책 추진에 제동을 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경영 평가 지표 작성이나 평가 결과 공유 등 평가 전후 과정에 한해 노조 참여를 확대하는 게 바람직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노조 참여는 경영 평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어렵고 이를 수용할 경우 사용자 측도 평가에 참여하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만큼 쉽게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노조와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연내 평가 제도 개편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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