팍팍한 살림에…세뱃돈 경조사 봉투도 얇아진다

  • 등록 2017-01-24 오후 4:33:56

    수정 2017-01-24 오후 4:36:52

△설 명절을 앞두고 한 시민이 24일 서울시내 금융기관에서 신권을 교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세종=이데일리 박종오 기자] 해마다 설이 다가오면 아이들 관심은 세뱃돈에 쏠린다. 빳빳한 신권 뭉치를 친구에게 자랑하는 것도 흔히 보는 모습이다.

그러나 올해는 너무 큰 기대를 하면 안 될 것 같다. 최근 서민 살림살이가 팍팍해지면서 가계의 세뱃돈이나 경조사비 지출 등도 크게 줄고 있기 때문이다.

2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가구 간 이전 지출’은 월평균 20만 107원(명목 금액 기준)으로 1년 전 같은 기간(21만 765원)보다 5.1%나 줄었다. 3분기 기준으로는 3년 만에 감소한 것이다.

가구 간 이전 지출은 세뱃돈을 포함한 교제비, 경조사비, 따로 사는 자녀·부모에게 건네는 용돈 등을 포함한 것이다. 이 지출액은 작년 1분기부터 3개 분기 연속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3분기에는 근로자 가구의 이전 지출이 전년보다 5.3% 줄며 감소세를 견인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2013년(-0.5%) 이후 3년 만에 마이너스(-)로 내려앉은 것이다.

이는 최근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해 가계 소득 증가가 더디자 씀씀이를 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과거 가구 간 이전 지출은 대체로 경제 흐름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3분기 기준으로는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과 2008년에 각각 18.6%, 5.1% 대폭 늘었다가 2009년 들어 7.4% 급감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년 전보다 0.7% 느는 데 그쳤다. 2015년 3분기부터 5개 분기 내리 0%대 상승률이다. 물가 상승분을 제외한 실질 소득은 지난해 3분기 되려 0.1% 뒷걸음질했다.

혼인·사망 건수 감소 등으로 경조사비 낼 일이 줄어든 것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7~9월 중 혼인·사망 건수는 2016년 12만 8700건으로 2009년(12만 5120건) 이후 가장 적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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