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동 켠 `한전 부지`개발사업…기대감에 부푼 강남

  • 등록 2016-02-17 오후 4:22:05

    수정 2016-02-17 오후 4:22:05

△현대차그룹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옛 한전 부지에 최고 105층 높이로 짓게 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메인타워 조감도.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지난 6개월간의 사전 협의를 끝내고 내년 초 GBC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자료=서울시]
[이데일리 양희동 기자] 내년 1월 첫 삽을 뜰 서울 삼성동 한전 부지(7만 9341.8㎡) 개발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대한민국 최고의 노른자위 땅에 105층 짜리 초고층 랜드마크 빌딩과 대규모 MICE(회의·관광·전시·이벤트) 시설이 한꺼번에 들어서기 때문이다.

전시·컨벤션·업무·판매 시설과 공연장, 호텔 등이 집약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는 국내·외 관광객 유치 등을 통해 향후 27년간 약 121만 6000명의 고용 창출을 포함해 265조 6000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효과를 낳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금융규제 강화 등으로 연초부터 침체 국면에 접어든 주변 부동산시장도 개발 기대감에 다시 들썩이는 모습이다.

현대차그룹, 역량 집중해 MICE 복합단지로 조성

서울시는 GBC가 MICE 복합단지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도록 현재 제3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250%)인 한전 부지를 일반상업지역(용적률 800%)으로 용도 변경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국제 수준의 공연장과 컨벤션 시설을 갖춘 GBC가 코엑스~잠실운동장으로 이어지는 MICE 클러스터의 중추적 역할을 맡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에 이어 국내에서 두번째로 높은 553m 높이의 초고층 메인타워에는 최상부 2개층(104~105층)에 전망대가 조성된다. 현대차그룹은 이곳에 다양한 문화 행사와 특화 전시를 진행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찾는 서울의 명소로 만들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265실 규모 호텔과 2400석을 갖춘 공연장 등도 마련된다.

부지 중앙에는 40m 길의 공공 보행통로를 만들어 코엑스~탄천~잠실운동장~한강 등으로 이어지는 보행축이 형성되도록 할 계획이다. 그 주변에는 카페 등 상업시설이 조성된다. 또 고밀도 개발에 따른 교통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 등 철도 중심의 대중교통체계가 강화되고 접근도로 및 주변 교차로의 구조 개선 등도 함께 추진된다. 시는 지구단위계획 결정 및 수도권 정비심의 등을 올해 상반기 중 끝내고 하반기에는 환경·교통영향평가 및 건축 심의·허가 등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김용환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30여개 그룹 계열사 임직원 1만 3000명이 함께 일하게 될 GBC를 딜러망을 연결하는 글로벌 컨트롤 타워로 구축하겠다”며 “최첨단 컨벤션 센터와 세계적 수준의 호텔, 자동차를 주제로 한 문화·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빠른 시일 내에 공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본격 개발 신호탄에 주변 부동산시장 기대감 ‘UP’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매입 결정 1년 6개월만에 서울시와 사전협의를 마무리하면서 주변 부동산시장은 또다시 개발 기대감에 들뜬 분위기다. 국토교통부와 부동산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이후 삼성동 땅값은 6.03%가 올라 강남구(3.8%)나 서울 전체(2.68%) 지가 상승률의 2~3배에 달했다. 반면 삼성동의 아파트값 상승률은 개발이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같은 기간 3.3㎡당 2851만원에서 3023만원으로 6.02% 올라 강남구 전체 평균인 8.04%(2953.5만→3191.1만원)에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한전 부지가 실제 개발에 돌입하면 땅값은 물론 집값도 동반 상승세를 탈 것으로 현지 부동산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동 대신공인 관계자는 “한전 부지 개발로 인해 재개발 기대감이 커진 일대 빌라촌의 주택 매수 문의가 많다”며 “현재 20~30년 된 다세대주택이 3.3㎡당 3500만~4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는데 가격이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4분기 7.68%에 이른 강남권 오피스 공실률(빈 사무실 비율)도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서울지하철 2호선 삼성역 인근 대륙공인 관계자는 “현대차 협력업체들이 하나둘씩 들어오면 IT기업의 판교 이탈 등으로 공실이 늘어난 강남권 오피스 시장이 활기를 되찾을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한전 부지 개발은 파급력이 큰 대규모 개발사업이기 때문에 인·허가와 착공 등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인근 부동산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코엑스~잠실운동장 일대를 MICE 복합단지로 육성한다는 서울시 계획이 속도를 낸다면 더 큰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이후 서울 전체와 강남구, 삼성동의 지가 상승률과 아파트값 상승률 비교. [자료=국토부·부동산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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