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 그대로 주4일 근무하세요" 약속했지만…시작부터 '진통'

노동硏 '국제노동브리프'
스페인, 40→37.5시간 단축 논의
경영계 반발에 사회적 대화 교착
  • 등록 2024-11-01 오후 2:25:51

    수정 2024-11-01 오후 3:14:01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스페인이 현행 주 40시간인 근로시간 제도를 주 37.5시간으로 단축하는 방안을 노사정이 논의하고 있다고 한국노동연구원이 소개했다. 다만 노사정 대화는 경영계의 강한 반발로 9개월째 교착되며 스페인 정부의 노동개혁안 실현은 미뤄지고 있다.

욜란다 디아스 스페인 부총리 겸 노동사회경제부 장관.(사진=AFP)
노동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제노동브리프’ 10월호를 보면 욜란다 디아스 스페인 부총리 겸 노동부 장관은 현행 40시간인 주간 근로시간을 연내 38.5시간으로 줄이고 내년엔 37.5시간으로 단축하는 개혁안을 지난 6월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건 ‘주4일 32시간 노동’으로 가기 위한 과정이다. 총선에서 승리한 사회노동당과 좌파연합 수마르는 올해까지 임금삭감 없는 주 37.5시간을 노동법에 명시하고 주 32시간까지 단축하기 위한 사회적 대화를 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올해 초부터 사회적 대화가 개시됐다. 정부도 근로시간 단축 촉진을 위해 10인 이하 사업장에 근로자 추가고용 보조금을 지급하고 사용자를 대상으론 주 37.5시간제 교육을 제공하는 ‘중소기업 375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그러나 노사정 대화는 교착되고 집권당의 노동개혁안은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스페인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연합회 등 경영계는 섣부른 노동시간 단축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고, 정부 내에서도 도입 시기를 두고 인견이 표출됐다. 정부는 경영계에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업무량이 적은 시기엔 36시간까지 단축하고 단축된 4시간을 업무량이 많은 기간에 재배치하도록 하는 완화된 개혁안을 제시했으나 경영계는 여전히 부정적인 입장이다.

보고서는 노동시간 축소가 대중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스페인 노동자의 62%가 급여 손실 없이 동일한 수준의 생산성을 유지한다는 조건에서 주 4일 노동에 찬성한다는 현지 고용플랫폼의 설문조사도 소개했다. 스페인 여론조사기관이 최근 공동으로 시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스페인 인구의 66%는 주 37.5시간 근로제에 찬성하며 반대는 25%에 그친다. 스페인 응용경제연구재단은 법률이 아니라 부문별, 기업별 단체교섭에 따른 노동시간 단축을 제안했다. 노동시간 단축을 입법화할 경우 최소 2년의 과도기간을 둬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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