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철수하는 세포라…올리브영의 H&B 시장 평정 비결

글로벌 뷰티 편집숍 세포라 5월부터 단계적영업 종료
경기침체에 실속형소비 열풍… 중고가 상품 인기 뚝↓
올리브영, 중저가 제품 구비 및 O2O서비스로 고객 모아
  • 등록 2024-03-20 오후 5:31:27

    수정 2024-03-20 오후 5:47:43

[이데일리 신수정 기자] CJ올리브영이 국내 헬스뷰티(H&B) 시장을 평정했다. GS리테일(007070)이 운영하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023530)의 롭스, 신세계(004170)의 부츠가 물러난 데다 세계적인 화장품 편집숍 ‘세포라’마저 한국시장에서 철수하면서 뷰티 업계의 왕좌를 굳혔다. 올리브영의 20년 이상 축적된 경험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큐레이션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는 경험을 통해 고객 락인(가두기) 효과를 키웠던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국내 대표적인 헬스뷰티(H&B)기업 CJ올리브영 매장. (사진=뉴시스)
세포라는 지난 19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홈페이지를 통해 국내 사업 영업 종료 결정을 공지했다.

세포라는 “무거운 마음으로 한국에서의 영업 종료를 결정했다”며 “5월 6일부터 단계적으로 온라인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스토어, 오프라인 매장 운영을 종료하며 시장 철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세포라의 철수결정은 늘어나는 영업손실을 감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포라코리아의 영업손실은 2020년 124억원에서 2021년 145억원으로 늘었고, 2022년에는 176억원에 달했다. 순손실은 202억원으로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 299억원, 자본금은 262억원의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다.

반면 올리브영의 영업이익은 우샹항 곡선을 그리고 있다. 같은 기간 올리브영의 영업이익은 1001억원에서 2713억원으로 두 배 넘게 늘어났다.

올리브영의 성장 비결은 실속형 소비 트렌드와 맞아떨어진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엔데믹 이후 금리인상에 따른 경기침체로 실속형 소비 트렌드가 확산하고 있다. 세포라는 주로 고가 화장품을 판매하다보니 고객들이 외면한 것. 반면 올리브영의 제품은 중저가에 형성돼 있는 중소·중견 화장품 브랜드가 80%를 차지한다. 물가 부담에 가격이 상품 구매를 결정하는 최우선 요소로 생각하는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는 분석이다.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옴니채널’ 전략도 주효했다.

특히 올리브영이 2018년 말 업계 최초로 선보인 즉시 배송 서비스 ‘오늘드림’은 소비자 사이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오늘드림은 올리브영의 전국 매장을 물류 거점으로 활용해 고객이 온라인으로 주문한 상품을 배송지 인근 매장에서 주문 물품을 발송하는 서비스다.

올리브영은 즉시 배송뿐만 아니라 온라인 주문 상품을 고객이 원하는 매장을 선택·방문해 직접 수령하는 ‘오늘드림 픽업’ 서비스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은 판매뿐만 아니라 보관과 디스플레이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는 셈이다. 이런 오프라인 매장 수는 현재기준 1300여개에 달한다.

올리브영은 앞으로도 고객 개개인을 위한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역직구 몰을 활성화 해 K뷰티의 세계화에도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올리브영은 지난 2019년 6월 글로벌몰을 오픈했다. 현재 전세계 150여개 국 현지 소비자가 화장품을 주문 중이다. 론칭 첫 해 3만 명 수준이던 멤버십 회원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며, 지난해 말(12월) 기준 120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가치를 전달하고 파트너 회사에게는 성공을 거둘 수 있는 징검다리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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