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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표 금융정보 데이터 플랫폼인 둥팡차이푸(東方財富)에 따르면 지난 10일간 중국 증권 시장에서 상승한 산업군은 86개 중 38개로 집계됐다. 알리바바를 비롯해 그동안 인기 많았던 종목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에는 여전히 많은 기회가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중국 증시, 저점 매수 기회
헤럴드 반더 린드 HSBC 수석 투자전략가는 “중국 주식을 합리적인 가치로 매수할 수 있는 기회”라며 “중국 주식이 인도와 비교해도 이렇게 낮았던 적이 없었다”며 저점 매수 기회를 추천했다. 실제 상하이·선전 증시에 상장한 대형 우량주 300개로 구성된 CSI300 지수는 올 들어 6% 넘게 하락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앞다퉈 중국 주식의 ‘비관론’에 반대 의견을 내고 있다.
글로벌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벨린다 보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대표는 지난달 24일 “중국 증시에서 개선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며 “올해 큰 상승세를 보인 인도 보다 중국 성장주를 더 긍정적으로 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지속가능성, 자립성, 사회적 평등, 데이터 보안 등 4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블랙록은 중국 당국의 통화 완화적 행보도 중국 성장주에 우호적인 환경이라고 덧붙였다.
가장 큰 변수는 현지 정책이다. 중국은 여전히 사회주의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정부의 한마디가 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
특히 올해는 중국 당국이 최근 잇단 대형 규제를 내놓으면서 ‘공산당 리스크’라는 단어가 자주 거론됐다. 올 여름부터 본격화된 규제로 인해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8월 중국 스타트업 기업들에 대한 투자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다만 중국 정부의 규제 개혁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국 정부가 전기차 등 친환경차 시장을 대폭 지원하면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타이거(TIGER) 차이나전기차솔랙티브(SOLACTIVE) 상장지수펀드(ETF)는 올해에만 45% 넘게 올랐다.
골드만삭스는 지난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강조하는 공동부유(共同富裕·국민 함께 잘사는 나라)의 수혜를 입을 테마주 50개를 선정하기도 했다.
섹터별로 보면 제조업 고도화, 녹색에너지, 대중 소비, 국유기업 개혁 등 관련주가 유망하다는 분석이다. 종목별로는 중국 스마트폰 가전업체 샤오미, 글로벌 태양광 업체 융기실리콘(론지솔라), 중국 스포츠용품 업체 리닝과 안타 스포츠,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트립닷컴 등을 선정했다. 이들 50개 테마주 시가총액을 모두 합치면 1조 달러(약 1178조원)에 달하며 향후 2년간 연간 복합성장률은 27%로 예상됐다.
중국 내에서도 정책 수혜주를 주목하고 있다. 중국 궈하이증권은 전날 보고서에서 “거시정책의 수혜주로는 자동차 부품, 전용 설비, 식품음료 등이 있다”며 “과학기술 혁신으로 봤을 때는 녹색발전, 하이엔드 제조산업 및 디지털 경제 등을 주목 해야 한다”고 말했다.
본토 직접 투자 늘어…국채도 주목
글로벌 투자자들은 그동안 알리바바, 텐센트 등 뉴욕에 상장한 중국 기업들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관련 자료도 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는 중국 당국의 리스크 속에 투자 방향을 조정하고 있다.
홍콩의 한 대형 글로벌 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이제는 규제로 그 반대가 되고 있다. (미국 상장 주식은) 과잉 정책 때문에 투자성이 떨어진다”며 “투자자들은 상하이와 선전에 상장된 본토 A주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국채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인 상품이다. 특히 올해 3월 지수 정보 제공기관인 FTSE 러셀이 중국 국채의 글로벌채권지수(WGBI) 편입을 승인하면서 자금 유입 규모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채는 10월 말부터 본격적으로 WGBI에 편입됐다. 중국 국채는 세계 3대 채권 지수인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글로벌 집합 채권지수와 JP모건의 글로벌 신흥시장 정부 채권지수에도 각각 편입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