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대신 시행사가 보증…계약금도 20→10%로
13일 분양 업계에 따르면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시행사인 엠디엠은 초기계약금을 기존 20%에서 10%로 낮춰 계약자 부담을 낮춘다. 또 분양자가 중도금을 대출 받을 수 있도록 제1 금융권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엠디엠이 연대 보증을 서 분양자가 중도금 대출을 받을 수 있게 조건을 완화한 것이다.
전용 84·115㎡로 구성된 이 아파트는 최저 분양가가 9억6000만원으로 9억원 이하에만 허용하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중도금 대출 보증을 받지 못했다. 대출이 막히자 여유자금이 없는 예비청약자들이 결국 청약을 포기했다. 다급해진 엠디엠이 HUG 대신 연대보증을 서 제1금융권으로부터 중도금 대출의 길을 열기로 한 것이다. 중도금은 전체 분양가의 60%를 차지하며 이 가운데 40%가 무주택자 기준 중도금 대출 대상이 될 예정이다.
엠디엠 관계자는 “최저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 HUG 중도금 대출 보증이 안되다보니 엠디엠의 연대 보증으로 1금융권 대출이 가능한지 금융권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성사된다면 이미 계약을 진행한 수분양자에게도 중도금 대출을 소급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2017년 9월 ‘신반포센트럴자이’는 건설사 보증으로, 지난해 4월 ‘마포 프레스티지 자이’는 조합 협약보증으로 중도금 대출을 제공하는 등 분양가 9억원을 넘겨도 중도금 대출을 제공한 단지가 있었다.
분양가에서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 비중이 20%·60%·20%에서 10%·60%·30%으로 바뀐다는 얘기다. 지난달 25~27일 정당계약을 진행한 청약 당첨자는 이미 계약금 10%를 지불한 상황이고, 나머지 계약금 10%를 잔금 치를 때 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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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가 이처럼 분양 조건을 바꾸게 된 배경엔 시원찮았던 분양 성적 영향이 컸다. 최근 몇 년 동안 청약 경쟁이 치열했던 서울 분양시장에서 계약 조건을 바꾼 것은 이례적이라고 업계도 평가한다.
앞서 지난 1월29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에서 전용 84㎡A·B만 마감됐고, 전용 84㎡C·D·E는 그 이튿날 1순위 기타지역 청약자까지 받은 다음에서야 마감할 수 있었다. 전용 115㎡A·B는 2순위까지 가서야 청약을 마감했고, 전용 115㎡C·D는 아예 2순위조차 채우지 못해 미분양 물량이 나왔다. 300가구 이상 단지 가운데 1순위 청약이 미달한 적은 2017년 9월 ‘장안 태영 데시앙’ 전용 119㎡ 이후 2년 만이다.
다만 분양가 자체가 주변 시세와 별 다른 차이가 없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3370만원으로 전용 △84㎡ 9억6000만~12억4000만원 △115㎡ 13억1200만~16억2000만원에 분양됐다. 지난해 입주한 광진구 구의동 ‘래미안구의파크스위트’의 전용 84㎡ 실거래가 중위값은 10억5000만원이었다.
중도금 대출 규제도 청약하기에 부담스러웠다는 평가다. 강남권과 달리 강북권에서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긴 단지는 거의 없었다. 사실상 강북권에서 중도금 대출 가능 여부를 가르는 9억원이라는 문턱이 높게 작용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최근 서울 분양시장은 부동산 시장 전반의 침체와 맞물려 열기가 식어가는 모습이다. 지난달 청약 접수한 서대문구 홍제동 ‘홍제역해링턴플레이스’와 노원구 공릉동 ‘태릉해링턴플레이스’는 청약 경쟁률이 10대 1가량으로 떨어진 데다 청약 당첨자 평균 가점도 50점 안팎으로 낮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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