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옥 대법관 인사청문회, 긍정 기류로 전환하나

野 원내지도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전향적 입장
대법관 공백 사태, 정치적 부담감, 이완구 학습효과 등 영향
野 인사청문위원 개최에 부정적…"국민 눈높이로 바라봐야"
  • 등록 2015-03-04 오후 5:18:02

    수정 2015-03-04 오후 5:18:02

[이데일리 김진우 강신우 기자] 한 달 이상 지체되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야권의 일부 전향적인 움직임으로 ‘개최 불가’에서 긍정적인 기류로 흐름이 전환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박 후보자의 과거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 수사 검사 이력을 이유로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인사청문회 불가 입장을 보였지만 최근 길어지는 대법관 공백과 정치적 부담감 등을 이유로 전향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與 “野 변화 움직임 있어”…野 “평가기회 줘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4일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여러 번 요구했지만 야당에서 약간 변화의 움직임이 있으니까 계속 요구해 최대한 빨리 대법관 인사청문회를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규백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 것인지 먼저 당내 의견을 모아야 한다”면서도 “박 후보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사청문특위 새정치연합 간사인 전해철 의원은 “앞으로의 일을 단정적으로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현재로선 달라진 게 없다”며 “물리적으로 3월에 (인사청문회를)개최하는 것은 어렵다”고 4월 임시국회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우윤근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도 최근 인사청문특위원장인 이종걸 의원에게 박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기간을 이틀로 늘려 철저하게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연합이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관련해 전향적인 입장을 보인 것은 우선 대법관 공백 사태로 인한 부담감 때문이다. 전임 신영철 대법관이 지난달 17일 퇴임한 이후 보름 이상 후임 인선이 지연되며 업무가 가중되고 있다.

양승태 대법원장은 3일 정의화 국회의장에게 “대법관의 공백 없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보호하고 법치주의를 구현하는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대법관 임명동의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 달라”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이 이완구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 검증에 주력한 후 임명동의안을 표결처리해 여론의 호평을 받은 것도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박 후보자가 1987년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의 수사 검사였지만 임용된 지 불과 3년이 지나지 않은 초임 검사였다는 점에서 책임을 물을 만한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지적도 부담이다.

野 청문위원, 인사청문회 개최 부정적

새정치연합과 정의당 인사청문위원들은 현재 공식적으로 입장을 모으진 않았지만 인사청문회 개최에 부정적인 기류가 강하다. 앞서 이들은 지난 2월2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며 인사청문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었다.

야당의 한 인사청문위원은 통화에서 “박종철군 고문치사 사건은 대한민국 민주화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대법관이라는 자리는 국민의 억울함을 최종적으로 벗겨줘야 하는 자리다. 국민의 눈높이에서 바라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인사청문위원은 “새누리당이 박 후보자가 사건 당시 말단 검사라며 책임을 무마하려 하지만 ‘검사 동일체 원칙’으로 말단이나 검찰총장이나 다 같은 검사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종걸 인사청문특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박 후보자 인사청문회 개최 여부를 놓고 시민사회계의 의견을 듣기 위해 개최한 긴급집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사건 속에서 박 후보자가 어떤 역할을 했고, 역사적 책임을 얼마나 질 수 있으며 법적 책임을 수반해야 하는가, 대법관이라는 자리에 갈 만한 자격과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하는 좀 더 구체적인 사실을 살펴보고 평가를 내리는 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 관련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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