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권혜미 기자] 충북 충주에서 남학생들 사이에 집단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가해자들과 피해자는 학생 수영부 소속으로 각기 다른 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전지훈련과 전국 대회 기간 함께 숙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12일 충북경찰청 등에 따르면 경찰은 최근 초등학생 1명을 집단 성폭력한 혐의(아동·청소년보호법 위반)로 초등학생 3명과 중고생 2명 등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 사진=충북MBC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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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은 각각 충주 지역의 초등학생, 중학생, 고등학생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3명은 만 14세 미만 형사상 미성년자(촉법소년)인 것으로 전해졌다.
A군 등은 올해 1월과 9월 전국 단위의 수영 대회 기간 피해자 B군을 대상으로 수차례 집단 성폭력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B군 측은 “숙소에서 최소 6차례의 집단 성폭력이 벌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B군은 “계속 말하고 싶었지만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형들이 한 행동을 사과받게 해 달라”는 내용의 쪽지를 부모에게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B군이 직접 쓴 쪽지는 한 지역 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B군은 현재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치료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한다. 한때 국가대표 선수가 꿈이었지만, 더는 수영을 못 하겠다며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가해 학생들은 대회를 앞두고 훈련에 복귀했다는 내용의 글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오기도 했다. B군 측이 수영 코치에게도 알렸지만, 코치가 가해자들의 반성문을 받는 것 외에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B군 부모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하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있다. 조만간 가해자들을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