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베이징=김인경 특파원] ‘위안화 리스크’가 급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무역전쟁 여파에 중국 위안화 가치가 한 달새 4% 가까이 급락하며 국제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우리나라 원화는 위안화보다 더 큰 폭 내렸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3일(현지시간)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0340위안 오른(위안화 가치 하락) 1달러당 6.6497위안에 고시했다. 지난해 8월 25일 이후 10개월여 만의 최고치다. 인민은행이 고시한 위안화 가치는 지난달 1일부터 이날까지 한 달여 동안 3.76% 내렸다. 중국은 적정 환율 수준을 정하는 ‘관리변동환율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위안화 리스크는 중국을 둘러싼 우려의 시선이 투영된 것이다. 첫 손에 꼽히는 게 중국의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약해졌다는 시각이다. 1분기 경상수지(-341억달러)는 무려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회사채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진 중국 기업들은 사상 최대 수준이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 불확실성은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중국의 경제지표가 꺾이면서 시장은 위안화 약세에 베팅하고 있다”며 “이미 달러당 6.7위안대로 상승한 만큼 7위안도 가시권에 들어왔다”고 말했다.
당장 원화부터 직격탄을 맞고 있다. 원화는 지난달 이후 3.91% 급락했다. 위안화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이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 1124.5원까지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다. 지난해 10월30일(1126.8원·고가) 이후 8개월여 만에의 최고치다.